최고경영자(CEO)의 임기가 길고 리더십이 안정된 은행일수록 외형 성장과 실적 안정성에 강한 모습을 보여온 것으로 나타났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거버넌스(지배구조) 중 CEO 측면의 요인이 은행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주요 금융지주를 분석해본 결과 이같은 결론이 나왔다고 14일 밝혔다.
설 연구원은 "은행이 주인 없는 회사라는 인식이 팽배한 것은 지배주주가 부재할 수밖에 없는 규제적 특수성에 기인한다"며 "때문에 주주가치에 직접적으로 영향이 발생하는 은행의 경영에 있어서 주주보다 CEO 등 경영진의 역할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고 했다. 그는 "은행의 활동 등에 주주 가치가 명확하게 반영되기 위해서는 경영진 등을 선임하고 의사 결정을 내리는 시스템인 거버넌스가 핵심이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조사 결과 오래가는 CEO가 상대적으로 기업가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파악했다"며 "이는 CEO 임기가 길게 유지되는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일관된 전략을 유지할 수 있어서 인수합병(M&A) 등을 결정하기 쉽고, 리더십 교체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지 않아서 이익 체력을 온전히 실적으로 반영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설 연구원은 향후 거버넌스 측면의 안정성이 주가 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리더십에 기반한 장기 전략적 방향성이 M&A 양적 개선에 그쳐선 안 된다고 했다. 이익 체력과 주주 환원의 가시성 제고 등 질적 측면의 개선까지 이어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JP모건과 국내 주요 은행들의 지난 10년간 이익 증가율 자체는 유사하지만, ROE의 경우 장기간 누적된 주주 환원 등 영향으로 JP모건이 훨씬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며 "국내 은행들의 경우도 향후 안정된 리더십에 기반한 장기적 관점의 전략을 통해 자본 활용의 효율성과 주주 환원을 제고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