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에 사망한 존 레넌의 목소리가 담긴 밴드 비틀스의 신곡이 나온다.
비틀스의 폴 매카트니는 13일(현지시간) BBC 라디오에서 "비틀스의 마지막 기록을 완성하기 위해 AI 기술을 사용했다"며 "존 레넌의 목소리를 추출하는 데 이 기술이 사용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작업은 끝냈고, 올해 (새 음원이) 출시될 것"이라고 전했다.
폴 매카트니는 AI 작업을 진행한 존 레넌의 데모곡 제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1978년 존 레넌이 작업한 '나우 앤 덴'(Now and Then)일 가능성이 높다고 BBC는 전했다.
폴 매카트니는 1년 전 존 레넌의 아내였던 오노 요코로부터 해당 곡을 전달받았다. 이 곡은 존 레넌이 1980년 사망하기 직전에 만든 '포 폴'(For Paul)이라는 레이블이 붙은 카세트에 담긴 여러 곡 중 하나로 알려졌다. 존 레넌의 음악적 색깔이 드러나는 멜로디에 변주를 주는 사랑 노래로 전해진다.
비틀스의 신곡이 발표되는 건 지난 1996년 이후 27년 만이다. 비틀스는 존 레넌이 1970년대 말에 녹음한 미완성곡을 '프리 애즈 어 버드'(Free As A Bird)라는 신곡으로 만들어 1996년 발표했고, 이듬해에도 같은 방식으로 '리얼 러브'(Real Love)라는 곡을 공개했다.
당시 기술로는 레넌의 목소리만 추출할 수 없어 데모 테이프에 당시 생존했던 비틀스 멤버들의 연주를 덧씌우는 방식으로 신곡이 제작됐다.
이번 AI 작업 아이디어는 피터 잭슨 감독이 연출한 비틀스 다큐멘터리 '겟 백'(Get Back)을 진행하면서 나왔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다큐멘터리에서 맞춤형 AI를 사용해 비틀스 멤버들의 목소리를 인식하고 소음과 분리하는 작업을 진행했고, 폴 매카트니는 최근 투어에서 이 기술을 활용해 존 레넌과 듀엣 공연도 선보였다.
폴 매카트니는 "AI를 통해 존 레넌의 목소리를 순수하게 추출할 수 있었고, 평소처럼 녹음 작업을 할 수 있었다"고 작업 과정을 소개했다.
다만 다른 뮤지션들에게 AI 응용 프로그램이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에 "미래에 벌어질 일들이 다소 무섭기도 하지만 흥미진진하다"며 "이런 (AI 활용) 방향이 어디로 가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