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변호해줬던 여성 변호사가 만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름통을 들고 찾아가 위협하고 스토킹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제1형사부(김국현 부장판사)는 13일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44)의 항소심에서 검찰과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A씨는 지난해 9월18일 경남 진주에 있는 여성 변호사 B씨의 사무실에 기름통을 들고 찾아가 불을 지르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기름통을 사무실 책상에 올려두고 사진을 찍은 뒤 '너희 사무실에서 기다리고 있다. 안 만나주면 불을 지르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B씨에게 보냈고, 실제 불을 지르지는 않았다.
검찰은 A씨가 방화 목적으로 기름통을 들고 사무실을 찾아갔다고 보고, A씨에게 일반건조물 방화예비 혐의도 적용해 기소했지만 1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기름통을 오토바이에 주유할 목적으로 소지한 것으로 보이는 등 방화 목적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방화예비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B씨는 2014년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받던 A씨의 국선 변호를 맡았고, 2021년 3월 출소한 A씨는 지난해 8월부터 9월까지 B씨를 찾아가거나 휴대폰으로 '만나자'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총 15회에 걸쳐 스토킹했다.
1심 재판부는 "문자메시지로 방화를 협박하는 등 여성 변호사에게 정신적 고통을 준 것은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면서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이후 검찰은 A씨의 무죄 부분에 대해 항소했고, 피고인은 형량이 무겁다며 항소했다.
이와 관련 항소심 재판부는 "검찰의 무죄 부분에 대한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고, 피고인의 원심 양형 조건을 판단했을 때 양형 기준이 합리적으로 부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