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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 세계 1위 애플의 주가가 1년여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5일 혼합현실(MR) 헤드셋을 공개한 뒤 일주일 만이다.
애플 주가는 12일(현지시간) 정규장에서 183.79달러로 1.56% 올랐다. 지난해 1월 이후 1년 5개월 만에 최고가를 넘어선 것이다. 올 들어 이날까지 애플 주가는 41% 이상 올랐으며, 애플이 이끌고 있는 나스닥100지수도 35% 상승했다.
지난주 세계개발자콘퍼런스(WWDC)에서 MR 헤드셋 '비전프로'를 공개한 뒤 주가가 하락 반전했던 상황을 되돌려놨다. 당시 비전프로 공개 직전 주가는 장중 사상 최고치를 찍기도 했으나 약 3500달러에 이르는 비싼 가격 때문에 주가는 고꾸라졌다. 애플은 야심차게 9년 만에 전략적으로 의미 있는 새로운 유형의 제품을 내놨지만 시장의 냉랭한 반응으로 자존심을 구겼었다.
이후 나온 전문가들의 평가는 점차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디자인,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고객들, 뛰어난 기술력을 앞세워 비전프로가 다른 가상현실(VR) 헤드셋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보는 분위기다.
연간으로 따지면 애플 주식은 올 들어 어떤 상황에서도 꾸준히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유입됐다. 올 초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이어진 은행권 위기에서도 애플은 피난처로 여겨졌다. 매출을 꾸준하게 올리면서, 주주환원 정책도 적극적으로 펴고, 재무 건전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리테일을 인도 등 신규 국가로 확장하고 있는 움직임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여겨진다.
웨인 코프만 피닉스파이낸셜서비스의 수석 애널리스튼 "애플은 편안하게 받아들여지는 성장 로드맵을 갖고 있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현금흐름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비즈니스 모델을 잘 이끌어왔다"며 "투자자들이 장기적으로 수익을 낼 것이라고 확신하는 편안하게 소유할 수 있는 주식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주가는 액면분할 이후 사상 최고가지만 회사가 자사주를 매입했기 때문에 시가총액은 아직 기록을 경신하지 못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애플의 시가총액은 2조8900억달러로 3조달러에 근접했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