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 퇴진 촉구 집회 놓고 갈등빚는 포항

입력 2023-06-12 21:41
수정 2023-06-12 21:42
포항 범대위 "퇴출돼야 경제에 도움" vs 경제·청년단체 "소모적 논쟁"

오는 15일 예정된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 퇴진 촉구 집회를 놓고 경북 포항 여론이 찬반으로 나뉘고 있다.

'최정우 퇴출! 포스코 지주사 본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12일 포항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그룹에서 아직 황제를 자처하는 최정우 회장을 쫓아내는 것이 포스코, 포항, 국민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확신한다"며 집회 강행의지를 밝혔다.

이 단체는 15일 오후 3시 포항에 있는 포스코 본사 앞에서 시민 1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 퇴진을 촉구하는 궐기대회를 열기로 했다.

이들은 "포스코홀딩스가 소재지 이전을 합의했지만 주소만 이전해 포항에는 주소뿐인 포스코 본사가 2개 있고 서울에는 실질적인 포스코 본사가 2개 있다"며 "미래기술연구원의 포항 중심 운영을 합의했음에도 최정우 회장은 경기 성남에 미래기술연구원을 짓겠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포항시-포스코 상생협력 태스크포스회의는 7차례 열렸으나 포스코홀딩스의 무관심과 무성의로 공전만 거듭했다"며 "최정우 회장은 껍데기를 던져주고는 심복과 하수인을 동원해 시민을 이간질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포스코가 국민기업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자신의 탐욕을 추구해온 최정우 회장에게 남은 것은 즉시 사퇴뿐"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포항지역 경제·청년단체를 중심으로 집회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포항상공회의소는 지난 8일 입장문을 통해 "지금은 포항 이차전지 특화단지 유치를 위해 지역 모든 역량을 결집할 때"라며 "이런 시기에 갈등을 야기하고 시민 불편을 초래할 수 있는 대규모 집회가 예정돼 있어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포항상의는 "지역사회 안정과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더 이상 불필요한 소모적 논쟁보다는 더 성숙하고 변모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협력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할 때"라며 "포스코도 이차전지와 수소 등 미래 신사업분야에 포항 투자를 더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협력사협회는 9일 "범대위는 2022년 출범 당시 지지와 관심을 받았고 50만 포항시민의 뜨거운 관심이 포스코 지주사 소재지 이전과 미래기술연구원 본원 포항 설치를 이끌어 냈다"며 "하지만 지금 범대위가 하는 포스코그룹 회장 퇴진운동이 시민을 위한 일인지 궁금하고 그 반대가 아닌지 우려된다"고 입장문을 발표했다.

포항JC(청년회의소), 구룡포JC, 북포항JC 등 청년단체도 지난 7일 성명을 통해 "포스코홀딩스 본사 소재지 이전과 미래기술연구원 본원 포항 설립이 일단락됐음에도 화합을 위해 노력해야 할 시민단체가 '200명도 채 안 되는 포스코홀딩스 서울 직원 모두 포항으로 와야 한다'고 주장하며 갈등을 부추기고 있어 안타깝다"고 밝힌 바 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