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내 한 장례식장이 부친상을 끝낸 유족들에게 폐쇄회로(CC)TV가 가동 중인 영결식장에서 옷을 갈아입도록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유족들은 뒤늦게 CCTV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항의했으나, 이미 탈의한 모습이 모두 촬영된 뒤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유족 측은 문제가 된 장례식장의 원장과 대표, 직원을 경찰에 고소한 상태로 알려졌다.
12일 경기 오산경찰서와 연합뉴스에 따르면 40대 A 씨는 지난달 31일 오전 11시께 오산의 한 장례식장에서 아버지 발인을 마치고 직원의 안내를 받아 영결식장에서 상복을 탈의하고 평상복으로 갈아입었다. 당시 발인 전에는 유족 대기실에서 갈아입을 수 있었으나, 장례 절차를 마친 뒤라 마땅히 옷을 갈아입을 곳이 없었다는 게 A 씨의 설명이다.
세 자매가 환복을 마치고 뒤이어 들어간 남성 가족들은 영결식장 천장 구석에 설치된 CCTV를 발견, B 장례식장 측에 "CCTV가 설치돼있던 걸 알고도 이곳에서 옷을 갈아입으라고 한 것이냐"고 지적했다. 이에 장례식장 관계자는 "CCTV가 설치돼있던 건 알고 있었다"면서도 "관례로 갈아입던 곳"이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A 씨 가족은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등이 해당 CCTV 촬영 내역을 확인한 결과, 실제로 유족 측이 속옷 차림으로 옷을 갈아입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엘리베이터에 '영결식장에 CCTV가 설치돼있다'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기는 하지만, 정작 영결식장에는 이런 안내문이 없어서 이를 발견하지 못했다"면서도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낸 뒤 감정을 제대로 추스르지도 못한 상태에서 이런 일을 당해 더욱 당황스럽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동안 자신도 모르는 사이 피해를 본 고객들이 많을 것"이라며 "장례식장 측이 즉각적인 조처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A 씨의 신고를 토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등 수사할 계획이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