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 1조원을 달성하며 국내 제지업계 3위로 우뚝 선 아세아제지가 소액주주들과 송사에 휘말렸다. 소액주주들은 아세아제지 전현직 이사진이 회사에 손해를 끼쳤고, 역대 최대 실적에도 주주환원이 미흡하다면서 소송을 예고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위온은 아세아제지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주주명부열람·등사 가처분을 신청했다. 심문기일은 14일 오전 11시다. 법원은 심문기일 후 2~3주 내외에 인용 또는 기각 결정을 낸다.
소액주주연대 측의 가처분 신청 이유는 아세아제지가 주주들의 주소가 표기되지 않은 불완전한 주주일람표만을 제공하는 등 권리행사에 비협조적이어서다. 연대 측은 주주명단을 확보하면 추후 임시주총을 소집해 3%룰이 적용되는 감사선임(감사 분리선임제)에 대해 유의미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주주연대가 보유한 아세아제지 의결권은 약 6.5%로 추정된다. 감사 선임안은 대주주의 의결권 행사가 최대 3%로 제한된다. 소액주주들은 감사를 선임해 회사 내부를 들여다보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연대 측은 지난달 회사에 이병무·이윤무 명예회장, 이훈범 회장, 이인범 부회장 등 전현직 이사진 8명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오너 일가를 포함한 경영진이 2007~2012년 동종업계 기업과 골판지·골심지 판매가격, 고지 구매가격을 담합해 회사에 270억원의 과징금을 물게 해서 이를 배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세아제지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234억원, 영업이익 1094억원의 성과를 냈다. 폐지에서 골판지 원지, 골판지 원단, 골판지 상자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구축한 덕분이다. 하지만 배당 총액은 약 90억원, 배당성향 9.5%로 2020년보다 되레 줄었다. 하지만 이인범 부회장의 보수 총액은 2020년 5억2200만원에서 지난해 10억6300만원으로 2배 이상 뛰었다.
소액주주들이 다각도로 조여오지만, 아세아제지 측은 뾰족한 수가 없는 실정이다. 아세아제지 관계자는 “여러 방향으로 스터디를 통해 법률적인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