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물고기도 말라죽어…美 텍사스서 수만마리 집단 폐사

입력 2023-06-12 14:26
수정 2023-06-12 14:30


폭염으로 미국 텍사스 연안에서 수만마리의 물고기가 집단 폐사했다. 갑자기 기온이 올라가 물 속에 산소가 부족해 일어난 일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산소 부족으로 떼죽음을 당한 물고기 수만마리가 텍사스 걸프 연안을 따라 해변을 따라 떠밀려왔다고 보도했다. 화씨 92도(섭씨 33도)가 넘는 더위가 계속되면서 수온이 올라가 수중 산소량이 급격히 감소했다고 NYT는 전했다.

텍사스 브라조리아 카운티 공원 관계자는 NYT에 "지난 9일부터 수만 마리의 물고기가 해안을 따라 떠내려왔다"며 "계속 정화작업을 하고 있지만 최소 수천마리의 물고기가 해변으로 더 밀려올 것"으로 예상했다.

브라이언 프레이저 브라조리아 카운티 국장은 "따뜻한 물은 차가운 물에 비해 산소를 훨씬 적게 함유한다"며 "게다가 파도가 적게 치고 하늘도 흐려 산소량이 더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파도는 바다 속에 산소를 공급한다. 하늘이 흐려지면 식물의 광합성이 줄어 산소 공급량이 줄어든다.

케이티 클레어 텍사스 A&M대 해양시설 관리자는 "기후변화로 인한 걸프 연안 해역의 온난화가 물고기 폐사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유엔 보고서는 2019년에 바닷물 온난화로 인해 연안 해역의 저산소증 발생률이 증가해 어류 개체수 위협받고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당시 이 보고서를 작성한 저자 중 한명은 "산소 손실과 지구 온난화 영향이 텍사스 걸프만 연안 지역에 엄청난 타격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NYT는 전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