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당국이 지난 5일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와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를 증권법 위반 혐의로 제소한 지 하루 만에 글로벌 2위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워싱턴DC 연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을 통해 양 업체가 증권을 취급하면서도 당국에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SEC는 바이낸스와 자오 CEO에 대해 고객 자금 유용 혐의를 적용해 바이낸스의 미국 내 자산 동결과 바이낸스 고객들의 법정·암호화폐 미국 송환을 요청했다.
미 재무부도 SEC를 지지하고 나섰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SEC와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등 규제당국의 제소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암호화폐 기업에 대한 추가적인 규제 강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의회와 협력해 더 많은 법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낸스 측은 억울하다고 밝혔다. 바이낸스는 공식 채널을 통해 “우리는 그동안 SEC의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왔고 다양한 논의를 해왔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SEC가 일방적으로 소송을 제기한 것에 크게 실망했다”고 비판했다.
코인베이스는 바이낸스의 혐의와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며 선 긋기에 나섰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CEO는 “코인베이스는 고객 자금 유용 혐의가 적용되지 않았고 직원 및 임원 개인에 대한 소 제기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암스트롱 CEO는 암호화폐업계에 규제 명확성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SEC와 CFTC는 상충하는 진술을 하고 있으며 무엇이 상품이고 증권인지에 대한 합의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미 의회가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법안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업계를 대표해 가상자산 규제의 명확성을 얻어내겠다”고 덧붙였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여전히 “가상자산은 증권”이라며 맞서고 있다. 그는 8일 한 콘퍼런스에 참석해 “투자자는 토큰 발행자의 노력에 따른 이익을 기대하면서 가상자산을 매수한다”며 “SEC는 이를 절대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정효림 블루밍비트 기자 flgd7142@bloomingbi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