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정유정(23)의 사이코패스 지수가 연쇄살인범 강호순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찰이 최근 정유정을 상대로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PCL-R)를 한 결과 사이코패스 지수가 28점대(만점 40점)로 나타났다. 총 20개 문항으로 이뤄진 해당 검사는 사이코패스의 본성인 죄책감·후회·공감 부족, 냉담함, 충동성, 무책임성을 평가한다.
정유정의 사이코패스 지수는 2005~2008년 장모, 아내 등 여성 연쇄 납치 살인 사건을 저질러 2009년 사형 확정판결을 받은 강호순(27점)을 넘어섰다.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29점)과는 단 1점 차이다.
정유정의 신상은 지난 1일 부산경찰청 신상공개위원회를 통해 공개됐다. 정유정은 과외 앱을 통해 "중학생 딸의 과외를 해달라"며 피해자 A 씨에게 접근해 지난달 26일 범행을 저질렀다. 앱을 통한 유대 관계 형성은 전혀 없었으며, 학부모인 것처럼 가장해 A 씨에게 접근했다. 이후 중고 거래를 통해 교복을 사 입고 A 씨를 만났다.
범행은 A 씨 집에서 이뤄졌다. 그는 A 씨가 실종된 것처럼 A 씨의 휴대폰, 신분증, 지갑을 챙기는 치밀함도 보였다. 정유정의 범행은 혈흔이 묻은 캐리어를 숲속에 버리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택시 기사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드러났다.
정유정은 지난달 31일 경찰 조사 과정에서 "살인해보고 싶어서 그랬다"고 범행을 자백했다. 지난 2일 검찰 송치 과정에서는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