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관해 “무엇을 포기하더라도 성사시키겠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합병 성공을 위해) 100%를 걸고 있다”며 “온 힘을 다해 (합병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터뷰는 조 회장이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례총회 참석 기간에 이뤄졌다.
조 회장의 이같은 발언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와 미국 법무부(DOJ)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한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조 회장은 “그들(미국, EU 등)은 더 많은 경쟁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좋은 해결책을 갖고 있다고 믿으며 그들을 설득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조 회장은 지난달 12일 미 워싱턴DC를 방문 DOJ 관계자들을 만났다.
조 회장의 ‘포기’ 관련 발언에 관해 항공업계는 “해외 노선 ‘슬롯(특정시간 공항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을 지금보다 더 반납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EC와 DOJ는 대한항공의 노선 독과점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아시아나항공 수준의 경쟁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프레미아, 티웨이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가 ‘대체 항공사’로 슬롯 인수 의사를 밝혔지만, 충분치 않다는 게 해외 경쟁당국의 판단이다. 2020년 11월부터 아시아나 인수를 추진중인 대한항공은 한국 등 총 14개국에 기업결합 신고를 했다. 현재 EU과 미국, 일본의 승인만을 남겨두고 있다.
조 회장은 IATA 연례 총회 연설에서 “미국·유럽의 수요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가깝고 수익률은 훨씬 높다”며 “중국은 (수요가) 약하지만 개방하는 쪽으로 가고 있어 연말께 수요가 완전히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