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에서 의료 정책을 총괄하는 보건의료정책실장이 최근 돌연 직위해제되면서 공직사회가 긴장하고 있다.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이 “새로운 국정 기조에 맞추지 않고 모호한 스탠스를 취하면 과감하게 인사 조치를 하라”고 발언한 뒤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이 경질된 데 이어 실장급(1급)까지 유탄을 맞으면서 관가에 ‘인사 태풍’이 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임인택 보건의료정책실장이 전날 직위에서 면직돼 대기발령 상태에 들어갔다.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의사, 간호사 등 의료 인력 관리는 물론 비대면 진료 등 보건의료 정책 전반을 책임지는 자리다.
구체적인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근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까지 이어진 간호법 갈등과 의대 정원 확대 등 대통령 지지율과 직결된 대형 이슈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책임을 물은 ‘문책성 인사’란 것이 관가 안팎의 분석이다.
장·차관을 넘어 실장급까지 문책성 인사 대상에 포함되면서 관가는 긴장하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초 장관들에게 국정에 속도를 내기 위한 ‘과감한 인사 조치’를 언급한 뒤 원전 등 에너지 정책을 담당하는 산업부 2차관을 박일준 전 차관에서 강경성 대통령실 산업정책비서관으로 교체했다.
정권 출범 1주년을 지난 시점에서 내년 총선도 앞둔 만큼 관가에선 일찍이 주요 부처 장·차관 교체설이 이어져 왔다. 한때 대규모 개각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윤 대통령이 분위기 쇄신을 위한 인위적 개각이 없다는 뜻을 밝히면서 장관보다는 일부 부처 차관을 교체하는 인사를 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이 가운데 복지부에서 실장급이 경질되면서 향후 인사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