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바이오 전시회인 ‘바이오 USA’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엔데믹을 선언한 뒤 열린 첫 제약·바이오업계 대규모 행사인 만큼 첫날부터 활기를 띠었다. 500곳이 넘는 한국 기업은 부스를 꾸리고 수십 개의 비즈니스 미팅을 이어가느라 분주했다.
바이오 USA와 미국바이오협회 등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까지 전시장을 찾은 한국인만 1030여 명에 달했다. 미국인 다음으로 많은 수로 추정된다. 참가 신청을 한 한국 기업도 약 540곳으로 지난해(255곳)보다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전체 참가 기업(9144곳)의 6% 수준이다.
고한승 한국바이오협회장은 “인류가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이라는 기술 덕분”이라며 “그러한 희망을 또다시 찾기 위해 사람들이 바이오 USA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4대 국가첨단전략산업 중 하나로 바이오를 신규 채택한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단독 부스를 꾸리지 않았더라도 사업 파트너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하기 위해 보스턴을 찾은 한국 기업이 적지 않았다. 이날 바이오 USA 현장에서 만난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뇌전증 치료제 미국 현지 영업을 격려함과 동시에 미래 먹거리를 찾으러 바이오 USA를 방문했다”며 “내년에는 SK바이오팜도 부스를 꾸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은 이번 바이오 USA에서 별도 부스를 꾸리지 않고 임원만 행사장을 방문했는데, 내년에는 SK바이오팜 SK바이오사이언스 등과 함께 SK그룹 통합관을 꾸리겠다는 설명이다. 이 사장은 “행사 기간에 60건이 넘는 미팅이 예정돼 있다”며 “일부 미팅은 직접 참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셀트리온, 롯데바이오로직스, 에스티팜 등은 별도 부스를 꾸렸다. 다만 셀트리온은 후보물질 홍보보다는 비즈니스 미팅에 초점을 둔 부스를 차렸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6일부터 3일간 100건 넘게 미팅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신약 개발뿐 아니라 원부자재 조달, 특허 문제 해결 등 사업 전반에 걸친 미팅을 촘촘하게 이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36만L 규모의 국내 메가플랜트 설립 계획에 초점을 맞춰 부스를 꾸렸다. 김경은 롯데바이오로직스 사업개발부문장은 “여러 글로벌 제약사와 중장기적 사업 역량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에스티팜은 올해 처음으로 전시 부스를 차렸다.
보스턴=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