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모델3서 中 배터리 빼버렸다?" 루머 떠도는 까닭 [테슬람 X랩]

입력 2023-06-06 07:00
수정 2023-07-06 00:02


“중국산 배터리를 쓰는 테슬라 모델3 기본형이 어떻게 보조금 7500달러를 전액 받았나”

지난 4일(현지시간) 테슬라의 준중형 세단 모델3 전 트림이 미국 시장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7500달러(약 980만원)의 세액 공제 혜택을 받게 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전까지 모델3 기본형(후륜구동·RWD)은 중국 배터리 업체 CATL의 LFP 배터리를 탑재해 3750달러(약 490만원)의 세액 공제만 받을 수 있었다.

지난 4월 발표된 IRA 세부 지침에 따르면 올해는 △북미에서 제조·조립한 배터리 부품 50% 이상 사용 시 보조금 3750달러 △미국이나 미국과 FTA를 맺은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핵심 광물 40% 이상 사용 시 보조금 3750달러가 각각 지급된다. 이 비율은 매년 단계적으로 높아진다.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가 IRA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가져가려는 의도가 깔려있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CATL이 테슬라 북미 배터리 공급망에서 제외된 게 아니냐는 루머가 돌기도 했다. 5일 CATL은 이를 즉각 부인하며 “미국 세관이 CATL 배터리를 압수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며 “테슬라와 전략적 파트너십엔 변화가 없고 앞으로 관계를 더욱 전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에볼루션은 테슬라가 배터리 재료의 조달 및 배터리팩 제조 프로세스가 바뀌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호주나 캐나다 같은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원자재를 공급받으면 IRA 원산지 규정을 준수하게 된다. 또한 배터리팩을 중국에서 수입하는 대신 미국에서 조립하면 상황이 바뀔 수 있다.

테슬라의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공장은 기존엔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LFP 배터리팩을 전량 받고 있었다. 오토에볼루션은 테슬라가 중국 배터리셀을 사용하면서 배터리팩 제조는 미국에서 하는 방식으로 전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IRA 세액 공제 규정을 맞추기 위해 일종의 꼼수를 부렸다는 것이다.



최근 테슬라가 캐나다에 파는 차량을 미국 공장 대신 중국에서 들여온 것도 이 같은 추정을 뒷받침한다. 미국에서 생산한 배터리 및 전기차는 보조금 혜택이 있는 미국 시장에만 팔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모델3 기본형 모델이 전액 보조금을 받으면서 미국 소비자들은 약 3만4380달러(약 4300만원)에 테슬라 차량을 구입할 수 있다. 지역 보조금까지 받으면 가격은 더 내려간다. 오토에볼루션에 따르면 콜로라도주 일부 소비자의 경우 7월부터 5000달러의 지방세 공제를 받으면 3만달러(약 3900만원) 밑으로 모델3 기본형을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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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전 기자 jer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