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을 건너뛸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인플레이션이 꺾이는 신호가 관측되고 있으며 신용경색 리스크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5일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Fed가 이번 달엔 금리 인상을 건너 뛰고 이후 발표되는 각종 지표를 확인한 후 금리인상 재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며 "13일(현지시간) 발표될 미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지 않는 한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이 꼽은 금리 동결 주장의 배경은 물가 상승률 둔화세, 신용경색 리스크, 불안한 국채 수급 등이다. 먼저 물가 상승률에 대해 박상현 연구원은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이 안정되며 물가도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며 "임금 상승률도 시장 예상치를 밑돌아 고용시장 수급도 느슨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의 5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시장 추정치를 밑돌았다는 점도 금리 동결의 배경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상현 연구원은 실리콘밸리은행(SVB)발 신용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봤다. 그는 "부채한도 협상이 타결되며 미국 신용부도스와프(CDS)는 급락했지만, 일부 대형은행의 CDS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금융기관이 Fed에서 차입한 금액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자금이 머니마켓펀드(MMF)로 유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Fed가 금리를 인상하기 보다 신용불안사태를 진정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채 수급이 불안한 점도 금리 동결에 힘을 싣는다고 말했다. 이 증권사는 하반기 미국 재무부의 초단기 국채 발행 규모가 1조1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박상현 연구원은 "최근 3개월 초단기 국채 금리가 기준금리를 웃돌고 있다"며 "만약 이번 FOMC에서 금리가 인상된다면 국채 금리가 더 뛸 수 있기 때문에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박상현 연구원은 지난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한 효과가 이제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지난해 5월과 6월 기준금리가 각각 0.5%포인트, 0.75%포인트 올랐다"며 "Fed 입장에선 금리 인상 효과를 확인한 후 추가 인상 영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6월 FOMC는 오는 13~14일 열린다. 지난 2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에서 Fed가 6월에 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77.1%에 달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