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에 있는 인제대 서울백병원(사진)이 개원 82년 만에 폐원 수순을 밟는다. 서울백병원 관계자는 5일 “오는 20일 이사회를 열고 서울백병원 경영정상화 태스크포스(TF)에서 결정한 서울백병원 폐원안을 의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폐원안이 의결되면 1941년 ‘백인제외과병원’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서울백병원은 82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서울백병원은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폐원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백병원의 누적적자는 최근 20년간 1745억원에 이른다. 서울백병원은 2016년부터 TF팀을 운영하며 경영 정상화를 추진해왔다. 2017년 기준 276개였던 병상을 최근 122개까지 줄였다. 인건비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인턴 수련병원으로 전환하면서 레지던트(전공의)도 받지 않았다.
낙후된 시설도 개선했다. 병동을 리모델링하고 매년 30억~50억원을 투자했다. 그럼에도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등 인근 대형병원에 환자가 몰리면서 서울백병원의 적자가 누적됐다. 서울 구도심에선 오랜 역사를 지닌 병원의 폐원이 잇따르고 있다. 중앙대 필동병원(2004년), 동대문병원(2008년), 용산병원(2011년), 성바오로병원(2019년) 등이 경영난 등으로 문을 닫았다.
학교법인 인제학원은 서울백병원이 폐원하더라도 법인 내 다른 병원을 통해 400명 가까운 직원의 고용은 승계할 계획이다. 인제학원은 서울백병원 외에도 상계·일산·부산·해운대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