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의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필리핀은 출생률 급증으로 산아제한 정책을 펼치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5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필리핀 정부가 최근 적극적인 산아제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필리핀 정부는 높은 인구 밀도와 그에 따른 가난의 원인이 높은 출생률에 있다고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높은 출생률은 노동인구 증가로 생산성 향상과 경제성장에 기여하지만, 양질의 일자리와 공적 자원 부족에 시달리는 필리핀에서는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필리핀은 산아제한을 위해 2012년 피임약과 성교육 등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필리핀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평균 2.75명에 육박했지만, 지난해 1.9명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관련 정책의 실제 집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구의 80%가 가톨릭 신자인 필리핀에서는 임신중절은 물론 콘돔과 피임약 등 피임에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가톨릭 인구가 많은 일부 지역에서는 여성이 피임 도구를 구하지 못하고 있으며, 실제 농촌 지역의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2.2명으로 도시 지역의 1.7명에 비해 더 높았다.
한편, 2022년 일본의 합계출생률은 1.26명, 한국은 0.78명을 기록하며 각각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