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관계 부처에 KBS TV 수신료 분리 징수를 위한 법 개정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공영방송의 공적인 책임을 이행하는 방안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은 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하고 “도입 후 30년간 유지해온 수신료와 전기요금 통합 징수 방식에 대한 국민 불편 호소와 변화 요구를 반영해 분리 징수를 위한 관계 법령 개정 및 그에 따른 후속 조치 이행 방안을 마련하라고 방송통신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에 권고했다”고 말했다. 강 수석은 “TV 수신료 징수 방식에 대해 국민참여토론을 한 결과 참여자의 97%가량이 통합징수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에 찬성했다”며 “국민제안심사위는 이를 바탕으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TV 수신료 징수에 대한 국민참여토론은 지난 3월 9일부터 4월 9일까지 진행됐다. 대통령실은 6만4000여 건의 의견 중 절반 이상인 3만8000여 건이 수신료를 없애야 한다는 의견이었다고 밝혔다. TV 수신료를 전기요금과 분리 징수해야 한다는 의견 역시 2만여 건에 달했고, 공영방송 제도를 유지할지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다수 있었다고 강 수석은 설명했다. 반면 현재 통합징수 방식을 유지하자는 의견은 전체의 0.5% 수준에 그쳤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강 수석은 또 “국민참여토론 과정에서 방송 공정성과 콘텐츠 경쟁력, 방만 경영 등의 문제가 지적됐고, 이에 따른 수신료 폐지 의견이 많이 제기된 만큼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영방송의 위상과 공적 책임이행 보장 방안을 마련할 것도 권고안에 담았다”고 덧붙였다.
현행 방송법은 TV 수상기를 소지한 이는 수신료를 납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KBS를 보지 않는데 수신료를 내는 상황을 납득할 수 없다”는 여론이 많았고, KBS의 정치적 중립성이 논란이 될 때마다 이런 목소리는 더 커졌다. 일부 시민단체는 2006년 헌법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헌재는 수신료는 시청 여부와 상관없이 내는 분담금이라는 이유로 KBS의 손을 들었다.
최근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을 통해 콘텐츠를 시청하는 이들이 늘면서 다시 수신료를 분리 징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KBS가 수신료로 얻은 수입은 6935억원으로, 방송사 전체의 45.3% 수준이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