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규모 기준 10대 저축은행의 부동산 대출 잠재위험 채권이 5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연체액도 1년 전보다 4배 이상 늘어났다. 부동산시장 전망이 악화하면서 대출 부실 위험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자산 규모 상위 10개 저축은행 경영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부동산 관련 대출의 요주의 이하 여신은 총 5조287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저축은행의 전체 부동산 관련 대출(15조9102억원)의 33.2%에 달한다. 이는 전년 동기(3조6829억원) 대비 43.6% 늘어난 수치다.
저축은행의 부동산 관련 대출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동산업, 건설업 대출을 의미한다. 요주의 이하 여신은 이미 채권 회수에 위험이 발생한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채권과 연체기간이 3개월 미만이지만 향후 차주의 신용 상태가 악화할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한 요주의 채권을 포함한다.
저축은행별로는 OK저축은행의 요주의 이하 여신이 가장 많았다. OK저축은행의 올 1분기 요주의 이하 여신은 2조1258억원으로, 정상 채권(1조2334억원)보다 규모가 1.7배 컸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요주의 분류를 보수적으로 하고 있다”며 “당장 회계적으로 수치는 안 좋게 보이지만 사후 대비를 철저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웰컴저축은행(8147억원), 다올저축은행(3144억원), 모아저축은행(1925억원), 상상인저축은행(1838억원) 순이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부동산시장이 악화하면서 요주의 이하 여신 규모가 커지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저축은행은 당국 관리규정에 따라 연체가 발생하지 않아도 실적 등의 이유로 요주의로 엄격하게 분류하는 등 시중은행과는 다른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의 부동산 관련 대출 연체율도 급격히 올라가고 있다. 상상인저축은행의 올 1분기 부동산 관련 연체율은 12.73%로, 1년 전(2.41%)보다 10%포인트 이상 급등했다. 같은 기간 OK저축은행의 연체율은 2.07%에서 6.57%로, 다올저축은행은 0.9%에서 5.3%로 뛰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