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용어 중에 ‘회색 코뿔소’라는 말이 있다. 회색 코뿔소는 멀리서도 눈에 잘 띄고 진동만으로도 움직임을 느낄 수 있지만 정작 두려움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거나 대처 방법을 몰라 일부러 무시하는 상황을 뜻한다. 노후에 발생하는 의료비도 회색 코뿔소와 크게 다르지 않다. 나이가 들면 어느 누구도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소득이 줄어드는 시기에 의료비 지출이 늘어난다면 이를 감당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다음 세 가지부터 실천해보자. 우선 가장 먼저 노후에 예상되는 의료비 지출 내역과 규모를 따져 본다. 나이가 들어 활동성이 떨어지는 시기, 병원 입퇴원이 반복되는 시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간병인 도움이 필요한 시기 등 단계별로 예상 비용을 산출해 본다.
다음으로 은퇴 시점을 고려해 현재 소득 중 일부를 의료비 명목으로 모아둔다. 노후 의료비를 위해 생활비를 무작정 줄이는 것이 여의치 않다면 의료비를 보장하는 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실손보험, 암보험, 간병보험 등을 선택해 가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편안할 때 위기를 생각하고 대비해야 근심이 사라진다는 ‘거안사위(居安思危)’의 자세가 필요하다. 의료비 혜택을 제대로 받으려면 늦어도 50세 이전부터는 준비를 시작하는 게 유리하다.
윤필경 삼성생명 중기전략팀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