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민은행의 변동금리와 고정금리(혼합형)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 하단이 모두 연 3%대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시중은행의 주담대 및 전세대출 최저금리가 대출 유형과 무관하게 연 3%대로 낮아진 지난해 2월 이후 1년3개월 만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연 5%를 넘었던 시중은행의 주담대 평균 금리는 지난 4월 기준 연 4%대를 기록했다.
시중은행 주담대 최저금리 3%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변동금리형 주담대 상품의 금리는 지난 2일 기준 연 3.91~6.13%로 집계됐다. 1월 2일 5대 은행의 대표 변동금리형 주담대 상품의 금리가 연 5.77~8.12%에 달한 것과 비교하면 5개월 새 금리가 2%포인트가량 하락했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 하단이 가장 낮은 곳은 국민은행(연 3.91%)이다. 이 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최저금리는 5월 16일(연 3.97%) 이후 줄곧 연 3%대를 나타내고 있다. 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최저금리는 아직 연 4~5%대다.
5대 시중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지난 2일 기준 연 3.92~5.73%로 조사됐다. 국민은행의 금리 하단이 연 3.92%로 가장 낮았고, 우리은행의 최저금리(연 3.96%)도 연 3%대였다. 5대 은행의 전세대출 상품(금융채 6개월물 연동) 금리는 연 3.55~5.59%에 형성됐다.
이처럼 주요 시중은행의 주담대·전세대출 금리 하단이 모두 연 3%대로 내려간 이유는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박으로 주요 은행이 연초부터 가산금리를 낮추는 방식으로 금리를 인하했기 때문이다. 또 변동형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예금 금리 하락 등으로 떨어진 점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신용대출 평균 금리도 하락세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평균 금리도 뚜렷한 하락세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5대 은행이 4월에 새로 취급한 분할상환방식 주담대 상품의 평균 금리는 연 4.24~4.70%를 기록했다. 농협은행의 주담대 평균 금리가 연 4.24%로 가장 낮았고, 국민은행(연 4.29%) 하나은행(연 4.35%) 신한은행(연 4.54%) 우리은행(연 4.70%) 순이었다.
5대 은행의 주담대 평균 금리가 모두 연 4%대로 내려간 것은 작년 9월 이후 7개월 만이다. 1월 5대 은행의 주담대 평균 금리는 연 4.65~5.23%였다.
신용대출 평균 금리 역시 꾸준히 하락하는 추세다. 5대 은행이 4월 취급한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5.23~5.78%로, 1월의 연 5.85~6.43%와 비교해 금리 상단과 하단이 약 0.6%포인트씩 떨어졌다.
시장금리 하락은 가계대출 규모가 증가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677조6122억원으로 전월(677조4691억원)보다 1431억원 늘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증가한 것은 2021년 12월 이후 1년5개월 만에 처음이다. 특히 주담대와 전세대출을 모두 합친 부동산 관련 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509조6762억원으로 전달보다 6935억원 늘어나며 올해 2월부터 4월까지 이어지던 감소세가 끝나고 증가세로 돌아섰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