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들 보곤 담배 끊으라더니…김정은은 딸 옆에서 '뻑뻑'

입력 2023-06-03 18:01
수정 2023-06-03 18:02

북한이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자국민들에게 대대적으로 금연 정책을 홍보하고 나섰지만, 정작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시도 때도 없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보여 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3일 북한 외무성은 홈페이지에서 "우리 공화국 정부는 인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선진적이며 적극적인 금연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러시아·쿠바 등 사회주의 우방 국가들의 금연 정책도 함께 알렸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공화국 정부는 인민들의 생명 건강을 첫 자리에 놓고 그들이 건강한 몸으로 문명한 생활을 마음껏 누리도록 하기 위한 우리 식의 선진적인 금연 정책을 계속 실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매체들도 세계 금연의 날이던 지난달 31일 대대적인 금연 정책 홍보에 나섰다. 선전매체 조선의 소리는 "우리나라에서는 금연 활동이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2005년 담배통제법, 2020년 금연법 등을 제정했다고 알렸다. 또 "흡연에 대한 법적·사회적 통제를 강화해 인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고 보다 문화·위생적인 생활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시도 때도 없는 흡연은 구성원들의 이런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모양새다. 북한은 2020년 11월 4입 공공장소 흡연 금지 장소를 규정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금연법을 도입했는데, 김 위원장은 금연법 도입 직후 회의에서 책상 위에 담뱃갑과 재떨이를 뒀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17일 극도의 청결과 위생이 요구되는 장소로 알려진 군사정찰위성 시설에서도 담배를 손가락에 끼운 채 시찰에 나섰다. 그 옆에는 딸 김주애도 함께 있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1일 국회 정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북한이 외국 담배를 다량 들여간다며 김 위원장의 니코틴 의존도가 높아질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