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親시장 시그널 보냈다…튀르키예 경제 나아질까

입력 2023-06-02 17:43
수정 2023-06-3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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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사진)이 신임 재무장관에 메흐메트 심셰크 전 부총리를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親)시장 성향의 심셰크 전 부총리의 복귀를 계기로 튀르키예 경제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선이 우호적으로 바뀔지 주목된다.

블룸버그통신은 2일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을 인용해 “에르도안 대통령이 심셰크 전 부총리를 새 재무장관으로 임명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차기 내각 명단은 오는 3일 발표될 예정이다. 튀르키예 대통령실과 심셰크 전 부총리의 대변인은 해당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하진 않았다.

심셰크 전 부총리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총리로 재임하던 시절 재무장관(2009~2015년)과 부총리(2015~2018년)를 지냈던 인물이다. 미국 금융회사인 메릴린치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한 이력이 있는 데다, 정통 경제학을 추종하는 경향이 뚜렷해 시장의 믿음을 샀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경제학 상식을 거스르는 통화 정책을 고집하는 동안, 전 세계 투자자들의 우려를 달래려 무라트 세틴카야 전 중앙은행 총재와 함께 영국 런던의 금융가를 자주 찾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재선이 확정된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심셰크 전 부총리와 만나는 등 시장친화적 시그널을 보내왔다. 대선 직후 튀르키예 현지 통화인 리라화의 달러 대비 가치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시장의 우려가 극대화된 것을 의식한 행보다. 그는 새 내각 경제팀에 대해 “국제사회로부터 신뢰를 얻도록 하겠다”고도 공언했다.

심셰크 전 부총리의 재입각을 계기로 튀르키예 경제 정책의 불확실성이 낮아질 거란 기대가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향후 5년간 튀르키예 부도 위험에 대비한 보험료율이 이날 10bp(1bp=0.01%포인트) 하락한 570bp로 나타났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 국가를 안정적인 투자처로 평가할수록 이 수치는 낮아진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