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회사들이 서울에서 다음달까지 1만1000여 가구에 달하는 아파트를 공급한다. 동대문구 이문동 ‘래미안라그란데’(3069가구), 강남구 청담동 ‘청담르엘’(1261가구) 등 유망 단지들이 잇따른다. 전반적인 분양시장 침체와 공사비 인상, 분양가 책정 지연 등으로 분양을 연기하던 단지가 대거 청약에 나서는 것이다. 최근 강남을 중심으로 주요 지역의 아파트값이 오르는 데다 분양권 관련 규제 완화 등에 힘입어 청약 열기가 달아오를 전망이다. ○다음달까지 1만1000여 가구 쏟아져
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다음달까지 서울에서 11개 단지에 총 1만1202가구가 쏟아진다. 이 중 일반분양은 3691가구에 달한다. 올해 서울 분양장이 여름에 본격 열리는 셈이다.
롯데건설이 이달 광진구 자양동에서 ‘구의역롯데캐슬이스트폴’을 내놓는다. 총 1043가구 중 631가구가 일반분양 몫이다. 지하철 2호선 구의역이 도보로 5분 거리인 데다 건대입구역 상권과도 한 정거장 차이다. 도보로 반경 10분 거리에 초등학교만 4개, 중학교 2곳이 있어 학군도 갖췄다.
롯데건설은 또 동대문구 청량리 7구역 주택재개발구역에서 ‘청량리롯데캐슬하이루체’를 선보인다. 지하 6층~지상 최고 18층, 9개 동, 761가구(일반분양 173가구)로 지어진다.
삼성물산은 다음달 동대문구 이문1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라그란데(투시도)를 공개한다. 이 단지는 최고 27층, 39개 동, 총 3069가구 규모 대단지다. 이 중 920가구가 일반분양으로 나온다. 전용면적 59㎡(379가구)와 84㎡(182가구) 타입이 주력이다. 입주 예정일은 내년 10월로 잡혔다. 지하철 1호선 외대앞역이 코앞으로, 회기역만 지나면 1호선·경의중앙선·수인분당선 등 6개 노선이 지나는 청량리역에 갈 수 있다. 내부순환로와 북부·동부간선도로도 가깝다. 인근 ‘휘경자이디센시아’는 지난 4월 1순위 329가구 모집에 1만7013명이 몰려 평균 51.7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래미안라그란데의 3.3㎡당 평균 분양가도 휘경자이디센시아와 비슷한 수준(2900만~3000만원)으로 예상된다.
강남권에선 청담삼익을 재건축한 청담르엘이 다음달 청약을 앞두고 있다. 35층, 9개 동, 1261가구로 이 중 176가구가 일반분양으로 나온다.
다음달 중순께 공급 예정인 ‘상도푸르지오클라베뉴’는 771가구 전체가 일반분양된다. ○청약시장 관심 높아질 듯
최근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서 서울 청약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올초 분양가 13억원에 나온 둔촌주공 84㎡ 타입이 완판된 데 이어 ‘장위자이레디언트’(장위4구역)가 분양가 10억2000만원으로 완판됐다. 서울과 인접한 광명 ‘철산자이더헤리티지’는 10억5000만원에 공급돼 한 달 만에 미계약분을 털어냈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전용 84㎡ 타입이 10억원을 웃도는 추세”라며 “공사비와 금융 비용 상승 등이 반영돼 분양가가 계속 올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분양권 전매 제한이 풀린 데다 유주택자도 청약할 수 있게 되면서 청약 경쟁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제경 투미경제연구소장은 “다주택자 규제가 완화된 데다 일부 미계약분은 무순위 청약에서 완판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며 “기존 아파트값이 오르고 있어 새 아파트 청약 수요가 여름 분양시장을 뜨겁게 달굴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