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한복판 '뱀 출몰' 공포…배우 임강성도 당했다 [건강!톡]

입력 2023-06-03 08:26
수정 2023-06-03 12:47

최근 배우 임강성이 살모사에 발을 물려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소속사에 따르면 그는 경기도 파주 집 앞에서 산책을 하다 뱀에 물렸다. 위급한 상황은 면했지만 영화 제작보고회 등 스케줄을 취소해야만 했다.

서울 도심과 수도권 아파트 단지에 뱀이 출몰하는 일이 잦아져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에서는 뱀이 전기 설비를 건드려 일대 아파트와 단독주택 등에 1시간가량 전기 공급이 중단됐으며, 같은 달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도 독사가 출몰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독사를 구분하지 못하거나, 호기심이 많은 어린이들이 뱀을 마주하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서울·경기 지역 119 안전센터에서 뱀 출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건수는 총 9638건이었다. 2018년 1703건, 2019년 2098건, 2020년 2781건, 2021년 3056건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도심에 뱀이 나타나는 이유로는 그늘이나 풀숲 등 뱀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는 점이 언급된다. 과거에는 뱀들이 개구리·쥐 등을 잡아 먹기 위해 하천 주변이나 경작지에 주로 나타났는데, 요즘에는 아파트 인근에도 녹지가 많아져 사람들 눈에 쉽게 띈다는 것이다. 아울러 날이 따뜻해지는 5~6월 공원 등에 음식물 쓰레기 배출이 많아지면서 쥐 등의 설치류가 늘어난 것도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공원이나 풀숲이 우거진 곳을 갈 때는 되도록 긴바지를 입고, 슬리퍼보다는 운동화를 신는 게 좋다. 향이 진한 화장품이나 향수는 뱀을 자극할 수 있으니 자제하는 걸 추천한다.

뱀을 마주쳤을 땐 잡으려고 하지 말고 조용히 자리를 피해야 한다. 돌을 던지고 땅을 발로 구르는 등 뱀을 자극하는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 도심에서 뱀을 발견했을 땐 재빨리 119에 신고해야 한다.

뱀에 물렸다면 신속한 응급처치가 중요하다. 물린 부위를 심장보다 낮은 위치에 오도록 하고, 물린 부위 위쪽으로 10~15cm 떨어진 곳을 가볍게 묶어 독이 전신으로 퍼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몸의 움직임도 최소화하는 게 좋다. 입으로 독을 빨아내거나 소주, 된장 등을 바르는 민간요법은 삼가야 한다. 물린 부위는 물로 씻어내고 깨끗한 천으로 덮는다.

뱀을 포획해서는 안 된다. 뱀을 건드리는 게 위험하기도 하지만, 개인이 포획하는 게 법으로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야생생물법)에 따르면 뱀을 포함한 야생 생물을 몰래 잡거나 먹으면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