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한 마을에서 10대들이 마을의 마스코트인 백조를 사냥해 잡아먹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현지 경찰은 이들을 절도 등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다.
31일(현지시간) 미 ABC·CBS 방송 등은 뉴욕주 오논다코 카운티 맨리어스 마을의 명물로 꼽히던 암컷 백조 '페이'가 지난 27일 10대들에게 잡아먹히는 일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뉴욕주 시러큐스 출신의 16~18세 청소년 3명은 이날 새벽 3시께 연못에 있던 페이를 포획해 죽인 뒤 집으로 가져가 친지들과 잡아먹었다.
페이는 10여년 전부터 맨리어스 마을에 살면서 수컷 백조 '매니'와 짝을 이룬 이 마을의 마스코트다.
페이와 매니는 매년 봄 새끼 백조를 낳으며 주민들에게 기쁨을 줬고, 마을 로고 등에 백조 그림을 새길 정도로 백조에 대한 주민들의 애정은 각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이들은 음식이 부족해서 페이를 사냥한 게 아니었다"면서 "페이를 큰 오리라고 생각하고 사냥하고 싶어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마을에서 페이가 어떤 의미인지 10대들이 몰랐던 것 같다. 이들이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는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일부 주에서는 백조 사냥이 합법이지만, 뉴욕주에서는 불법이다.
10대 3명은 페이를 사냥하면서 새끼 4마리도 함께 잡아갔으나 먹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고, 관계 당국은 마을 곳곳에 흩어져 있던 새끼 백조 4마리를 모두 안전하게 회수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 새끼 백조들은 현재 전문가의 보살핌을 받고 있으며, 페이의 짝 매니도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수컷 백조는 짝을 잃으면 흉포해질 수도 있어 원래 있던 연못으로는 돌아갈 수 없게 됐다. 매니는 전문가의 보호를 받다가 다른 서식지로 옮겨질 예정이다.
현지 경찰은 이들 10대 3명을 절도 등 혐의로 검거했고, 이중 미성년자 2명은 부모에게 인계했다. 18세 한 명은 법적인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