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도 '하얀 석유' 리튬 캔다…포르투갈 최대 광산 뚫린다

입력 2023-06-0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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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 전기차 핵심 광물인 리튬을 자체 조달하기 위한 목표에 한 발짝 다가섰다. 포르투갈 당국이 유럽 최초의 대규모 리튬 광산 개발을 일부 허가하면서다.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영국 소재 희귀광물개발업체인 사바나리소스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포르투갈 환경규제기관인 APA로부터 포르투갈 북부에 위치한 바로소 노천광산에 대한 환경영향평가(EIA) 승인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사바나리소스는 2021년 EIA 예비 승인을 받았지만 당국이 요구한 사항을 반영해 올해 초 다시 제출했다. 데일 퍼거슨 사바나리소스 CEO는 프로젝트 지역에서 식생 제거를 최소화하고, 인근 강에서 물을 사용하지 않으며 채굴이 끝나면 기존 환경을 되돌려놓는다는 조건이 변경사항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사바나리소스는 바로소 광산에서 연 전기차 50만대 분의 리튬을 생산할 계획이다. 나머지 환경허가 절차 단계를 마무리하는 데에는 최대 1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6년 중반 이전에 첫 상품을 내놓는 게 목표다.

포르투갈은 유럽 최대 리튬 생산국으로 꼽힌다. 미국 지질조사국의 2023년 조사에 따르면 포르투갈은 지난해 리튬 600톤을 생산했다. 매장량은 6만톤 규모로 전 세계 8위다. 다만 지금까지 포르투갈산 리튬은 대부분 세라믹 산업에 활용됐다. 최근에서야 전기차용 고급 리튬을 생산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유럽은 증가하는 전기차 등 수요에 맞게 역내에서 핵심광물을 수급하겠다는 계획이다.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유럽의 리튬 수요는 2030년까지 4배 급증해 전세계 수요의 4분의1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현재 유럽의 리튬 생산량은 전 세계 공급량의 약 1% 수준이다.

이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 3월 핵심원자재법(CRMA)을 발표해 리튬, 코발트, 흑연 등 주요 전기차 및 친환경 전력광물에 대한 역외 의존도를 낮추겠다고 공표했다. 법안에는 광산업체 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개발 소식이 알려지면서 사바나리소스 주가는 급등했다. 이날 런던증권거래소에서 사바나리소스는 전거래일보다 22.5% 오른 4.5페니(100분의1파운드)에 거래됐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