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알게 된 20대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 유기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이 고등학생인 것처럼 보이기 위해 교복을 입고 피해자를 찾아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1일 부산 금정경찰서 등에 따르면 A 씨는 같은 달 26일 오후 앱을 통해 알게 된 피해자 B 씨 집을 찾아가면서 여고생용 교복을 입고 간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A 씨는 B 씨를 알게 된 과외 중개 앱에서 학부모 회원으로 위장해 가입했다. 이후 피해자에게 접근해 "아이가 방문할 것"이라고 속이고 약속을 잡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당초 B 씨는 자신의 주거지와 A 씨의 집이 멀다며 과외를 거절했으나, A 씨는 "맞벌이라 아이를 당신 집에 보낼 테니 과외를 맡아달라", "시범 수업을 해본 뒤 결정해달라"고 하는 등 피해자 집 주소를 요구했다.
이외에도 A 씨가 마트에서 표백제와 큰 비닐봉지를 구매한 사실이 확인되는 등 범행을 사전에 준비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도 속속 드러났다.
경찰이 A 씨의 휴대폰 포렌식을 한 결과, 그가 범행 전에 '시신 없는 살인', '살인', '살인 사건', '범죄 수사 전문 프로그램' 등의 검색을 한 기록을 발견했다. 또 지역의 한 도서관에서 범죄 관련 소설을 여러 권 빌려 본 정황도 확인했다.
앞서 A 씨는 지난 26일 오후 5시 30분께 부산 금정구에 거주 중인 20대 여성 B 씨의 집에서 흉기로 B 씨를 살해하고, 신체를 훼손해 경남 양산 낙동강 변 풀숲에 옮겨 유기한 혐의로 최근 구속됐다.
그는 지난 27일 새벽 택시를 타고 부산 외곽으로 이동해 시신을 담은 여행용 가방(캐리어)을 풀숲에 버린 것으로 조사됐다. A 씨의 범행은 혈흔이 묻은 캐리어를 숲속에 버리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택시 기사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드러났다.
이후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우발적 범행이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피해자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및 유기한 혐의는 인정하는 한편, 과외 앱을 통해 피해자 B씨를 물색한 점, 교복을 입고 피해자를 찾은 점 등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고 있다.
한편 A 씨의 신상 공개 여부는 이날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통해 결정된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