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가 미국 인플레이션이 아직도 높다고 지적하며 6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놨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바킨 총재는 이날 전미기업경제학회(NABE)에서 연설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수요를 낮춰 인플레이션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며 “수요가 실제로 둔화되고 있다는 징후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바킨 총재는 “미국인들이 여전히 여행하고 차를 사며 많은 돈을 쓰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은 많은 사람들이 바라는 것보다 더 견고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지난 26일 발표된 4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4% 상승하며 월가 전망치(4.3%)를 웃돌았다. Fed의 인플레이션 목표치(2%)를 여전히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버킨 총재는 다음달 13~14일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결정 기준금리 향방에 대해서는 명확히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현재 금리는 제한적인 수준”이라면서도 “금리의 방향에 많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는 2일 발표될 미 노동부의 5월 고용보고서가 기준금리 인상에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샌프란시스코 연은에서는 임금 상승이 물가를 끌어올리는 중요한 요인이 아니라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미 중앙은행(Fed)을 비롯해 그간 강한 고용과 인금 상승이 소비를 뒷받침하며 물가를 끌어올린다는 주장에 새로운 관점을 제기한 것이다.
애덤 샤피로 샌프란시스코 연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30일 펴낸 보고서에서 “인건비 상승은 비주택 서비스 가격을 끌어올리는 형태로 소비자에게 전가되지만, 상품이나 주택 관련 서비스 가격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그는 “정책 결정권자들이 선호하는 임금 지표인 고용비용지수(ECI)는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포인트 증가할 때 단 0.1%포인트 수준만 기여한다”고 주장했다.
샤피로 이 결과를 토대로 임금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요인이라기보다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또한 “결과적으로 최근의 인건비 상승이 인플레이션 전망을 평가하는 척도가 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최근 벤 버냉키 전 Fed 의장도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출신의 올리비에 블량샤드와 공동 집필한 논문을 발표하며 임금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따라잡으려 하는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고 지적했다.
근로자들이 급등한 물가를 반영해 임금을 올려달라고 요구하면 고용주들은 아직 고용시장이 탄탄한 상황에서 이를 받아들여야 할 수 있다. 이 경우 기업의 인건비가 오르고, 다시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