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넉 달 만에…꿈비, 200억 유증 논란

입력 2023-05-31 18:10
수정 2023-06-01 01:26
▶마켓인사이트 5월 31일 오전 10시 36분

유아용품 전문업체 꿈비가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지 불과 넉 달 만에 공모 유상증자를 추진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3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꿈비는 200억원 규모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5일 증자 발표 직후 증권신고서를 제출해 6월 19~20일 일반공모 청약을 시행할 예정이다. 이번 증자 규모는 지난 2월 상장 당시 공모금액 100억원의 두 배에 이른다.

상장한 지 넉 달 만에 다시 주식시장에서 추가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꿈비는 기업공개(IPO) 때 주주들에게 약속한 투자 계획을 바꿨다. 당시 수수료 등을 제외한 공모자금 85억원과 은행권 차입 및 자기 자금 등 총 157억원을 투입해 스마트팩토리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장 설립에 사용하겠다던 공모자금 중 일부는 운영자금과 차입금 상환 등에 사용됐다. 공장 설립을 위한 은행권 차입 계획도 금리 상승에 따른 부담 등으로 중단됐다. 꿈비 측은 “공장의 위치와 설계가 바뀌면서 공사비가 예상보다 커진 만큼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추가 유상증자가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해명했다. IB업계 관계자는 “IPO 후 주가가 급등하자 금융권 차입 대신 주식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의도”라고 전했다.

꿈비는 올해 초 중소형 IPO 호황의 대표 주자로 꼽혔다. 공모가(5000원)로 상장한 지 한 달 만인 3월 3만37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실적은 적자로 돌아섰다. 작년 4분기 영업손실 4억원, 올해 1분기 영업손실 12억원을 냈다.

주가 폭락은 피했다. 25일 장 마감 후 유상증자를 발표한 뒤 이틀 동안 13%가량 하락했다가 이날 2.83% 오른 1만6710원에 마감했다. 유상증자와 함께 주당 0.3주의 무상증자를 병행한 것이 주가 급락을 막았다는 분석이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