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민 교수 "놀라운 챗GPT, 하지만 AI 미래는 '사람'에 달렸다"

입력 2023-05-31 15:45
수정 2023-05-31 15:58
"챗GPT와 달리 사람에겐 데이터 너머를 볼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인공지능(AI)과 사람은 견제보다는 상생의 생태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미래 AI의 모습은 사람에게 달려있습니다."

장민 포스텍 산학협력단 교수(뉴럴웍스랩·빌리빗 대표이사)는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글래드호텔 블룸홀에서 열린 '2023 한경 모바일 서밋' 콘퍼런스에 기조 발표자로 나서 이같이 밝혔다. '생성형 AI가 이끄는 모바일 서비스 혁신'이란 큰 주제 아래 진행된 이번 콘퍼런스는 한경닷컴이 주최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후원했다.

장 교수는 "요즘에는 사람을 '챗 GPT를 사용할 줄 아는 이'와 '그렇지 않은 사람' 두 부류로 나눈다고 할 정도로 챗 GPT 붐이 대단하다"며 "챗 GPT는 '가상의 것'을 생각하고 표현하는 능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사람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챗GPT가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요인으로는 △컴퓨터와 사람 간 소통을 할 수 있도록 '코딩'이라는 언어 체계가 활용됐다는 점 △인간만이 가졌던 창의성이란 영역에 도전한다는 점 △분야와 지역을 막론하고 지식 확장의 속도가 상당히 빠르단 점 3가지를 들었다.

그는 이가운데 '창의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창의력의 3요소로 △전문지식 △창의적 사고능력 △동기를 꼽는데 이 중 동기를 제외하고 다른 두 요소에서는 챗GPT가 이미 사람보다 월등한 상황이라는 것이 장 교수의 주장이다.


장 교수는 "챗 GPT는 기술과 절차, 지적인 지식이 사람 대비 뛰어나며 융통성과 상상력을 발휘해서 문제에 접근하는 역량 또한 월등하다"며 "챗 GPT 3.5와 GPT 4만 비교해 봐도 종전 3.5버전에선 창의성에서 오류가 종종 나타나고 복잡 미묘한 문제 추론이 어려웠다면, 4버전에서는 단편과 영화 스토리, 대본 등 창작 글쓰기 분야가 강화됐고 문제 추론에서도 미묘한 지시사항을 더 잘 처리하게 발전했다"고 부연했다.

다만 창의성 영역에서 사람만이 '데이터 너머'를 보는 능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그는 "챗GPT는 데이터 밖을 예측하는 능력은 부족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은 과거의 추세가 미래에도 그대로 지속될 것이란 전제하에 과거의 추세선을 연장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챗GPT, 즉 생성형 AI 기술의 역량이 어디까지 닿을지 아직도 모르겠다"면서도 "사람에겐 저력이 있다. 사람이 데이터 너머를 보는 한,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미래의 생성형 AI 모습이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AI가 활용하는 데이터들은 결국 사람들이 공유한 데이터에 기반을 두고 있고, 사람이 만들어낸 코딩에도 사용되고 있어서다.

장 교수는 "계산기가 낸 답과 사람이 낸 답을 굳이 구별하려 들지 않듯이, AI 생성하는 것과 사람이 생성한 것을 가를 필요는 없다"며 "견제보단 상생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