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시카고' 오리지널팀이 25주년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무대를 선사한다.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시카고' 오리지널 내한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현장에는 배우 제프 브룩스, 로건 플로이드, 케이티 프리덴, 일리나 일리 커빈이 참석했다.
뮤지컬 '시카고'는 1920년대 미국 시카고를 배경으로 한다. 남편과 동생을 죽여 교도소에 들어온 벨마 켈리와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불륜남을 살해한 죄로 수감된 록시 하트가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2021년 공연 25주년을 맞은 '시카고'는 브로드웨이 역사상 최장기간 공연한 뮤지컬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1년 뒤인 지난해 미국 전역 투어를 마쳤고, 현재 한국 팬들과 만나고 있다. 오리지널팀의 내한은 2017년 이후 6년 만이다.
빌리 플린 역의 제프 브룩스와 벨마 켈리 역의 로건 플로이드는 "한국에 오게 돼 너무 기쁘다", "환영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록시 하트를 연기하는 케이티 프리덴도 "한국에 와서 '시카고' 공연을 하게 돼 영광"이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고, 마마 모튼 역의 일리나 일리 커빈은 "지난 주말 서울에서 이 공연의 데뷔를 하게 됐다. 즐기고 있는 중"이라며 웃었다.
공연은 지난 27일 막을 올렸다. 개막 소감을 묻자 제프 브룩스는 "미국에서 한국으로 이동해 와서 시차 등 새로운 모든 것에 적응해야 했는데, 관객들이 많은 사랑을 보내줘서 리프레시하는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답했다.
로건 플로이드는 "관객분들이 박자에 맞춰 박수를 쳐줬다. 200회의 공연을 하면서 그런 적은 처음이었다"고 했고, 케이티 프리덴은 "아름다운 경험이었다. '시카고'의 오래된 전설에 일부가 된 기분이었다"고 털어놨다.
일리나 일리 커빈 역시 "공감한다"면서 "관객들의 애정과 에너지가 느껴졌다"며 한국 관객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25주년 공연에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은 배우들에게 큰 자부심이었다. 로건 플로이드는 "'시카고'가 전통적인 뮤지컬이라는 사실이 와닿는다. 1996년에 시작해 2023년까지 계속돼 오고 있지 않느냐. 25주년 공연 참여라는 특별한 경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프 브룩스는 '시카고'에 대해 "긴 역사를 가지고 있고, 많은 스태프와 배우들이 참여한 공연"이라면서 "그렇기에 더욱 특별한 유산"이라고 했다.
'시카고' 하면 많은 이들이 넘버 '올 댓 재즈(All That Jazz)'를 떠올린다. 검은 망사 스타킹을 입은 채로 춤을 추고 노래하는 배우들은 관능적인 매력으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동시에 사로잡는다. 무대 위에서 라이브 연주를 선사하는 14인조 빅밴드도 관람 포인트 중 하나다.
한국 관객들이 미국의 대표 뮤지컬인 '시카고'를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케이티 프리덴은 "음악이 시대를 초월하지 않나 싶다. 한국 관객의 영혼에 와닿는 아름다운 음악이 큰 매력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관객들이 기대하는 또 하나는 플린이 '동시에 총에 손을 뻗었지'를 복화술로 부르며 꼭두각시로 변한 록시를 조종하는 장면이다. 하지만 제프 브룩스는 복화술을 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그는 "복화술을 더 살릴지 말지 고민했는데 배우로서 안하는 쪽을 선택했다. 그 곡에서 록시를 조종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복화술보다는 컨트롤하는 면에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공연은 8월 6일까지 이어진다. 배우들은 "서울에서 이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게 하나의 특권이고 영광이라 생각한다. 한국 배우들도 존재하는데 그분들의 유산을 이어 공연하고 있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