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삼성전기 등 전기전자 대형주가 일제히 급등했다. 전기전자 대장주인 반도체가 오르자 전기전자 업종 전반에 업황 회복 기대감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의 42%를 차지하는 전기전자가 회복세를 타면서 코스피지수도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외국인, 전기전자 폭풍매수
30일 LG전자는 10.83% 오른 12만490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기(3.26%), 삼성에스디에스(2.29%), LG이노텍(6.75%)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 전기전자 종목을 담고 있는 코스피200정보기술지수는 3.24% 상승하며 코스피업종지수 1위를 기록했다.
코스피지수는 1.02% 오른 2584.90에 마감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투톱’이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전기전자 대형주 반등하면서 상승폭을 확대했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2.84%, 1.01% 오르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6789억원을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삼성전자(4472억원), SK하이닉스(1623억원) 등 반도체 대장주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LG전자(873억원), LG이노텍(393억원), 삼성전기(183억원) 등에도 많은 자금을 투입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반도체가 반등하면서 전방 산업인 휴대폰, 가전 등도 회복될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라며 “외국인과 기관이 전기전자 업종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전자 회복 이끄는 AI
전기전자의 회복을 이끄는 것은 인공지능(AI) 산업발 신규 수요다. 휴대폰, 가전 등 전자제품에 AI가 탑재될 경우 교체 수요가 촉진될 것이란 기대가 생긴 것이다.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이 대표적이다. 한 펀드매니저는 “5G 스마트폰의 교체 수요가 기대만큼 나오지 않았던 것은 높은 전송 속도가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AI가 고사양 휴대폰 수요를 촉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자율주행차도 호재로 거론된다. 자율주행차 보급이 늘어날수록 자동차용 전자부품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날 LG전자가 큰 폭으로 오른 것도 자율주행 애플카에 대한 기대가 부각됐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전장(전기장치)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LG전자는 외국인이 반도체 대형주를 제외하고 가장 많이 사들인 전기전자 종목이다. 이달 2144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주가는 올해 45% 올랐다. 이날 시가총액이 20조4396억원을 기록하며 작년 4월19일 이후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했다.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카메라 모듈 등을 만드는 삼성전기에도 851억원의 외국인 자금이 유입됐다. 이수페타시스(531억원), 동진쎄미켐(504억원) 등도 매수 상위 종목에 들었다.
키움증권은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을 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메리츠증권은 스마트폰 부문에서 LG이노텍과 비에이치, 전장에서는 세코닉스를 최선호주로 선정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삼성전기, LG이노텍, KH바텍, 제이앤티씨를 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