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은 30일 코리아써키트의 실적이 2분기부터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출하량이 증가해 반도체 기판의 매출이 늘어날 것이란 판단에서다.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1만8000원은 유지했다.
이 증권사 박강호 연구원은 "하반기부터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체의 감산 효과로 수급이 개선돼 반도체 기판 사업의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며 "폴더블폰 시장이 확대돼 주기판(HDI)의 매출액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로드컴이 애플과 5세대 이동통신(5G) 통신칩(FBAR) 공급 계약을 체결한 점은 코리아써키트에 호재라고 설명했다. 코리아써키트는 브로드컴에 5G 통신부품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애플은 성명을 내고 브로드컴과 수년간 5G 무선주파수(RF) 반도체 개발을 위한 수십억달러 규모의 신규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정확한 계약 기간과 액수는 알려지지 않았다.
반도체 기판(FC-BGA)은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반도체 칩과 메인 기판을 연결해 전기적 신호와 전력을 전달하는 부품이다. 네트워크, 자동차 등 고밀도 회로 연결을 요구하는 고성능 반도체에 주로 쓰인다.
박강호 연구원은 "브로드컴 등 미국의 통신부품 기업에 FC BGA를 추가 납품하며 관련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며 "내년 이후 다른 통신부품에 FC BGA를 공급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공지능(AI) 시장이 개화하면 코리아써키트가 혜택을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기 등 시장 선두기업에 비해 경쟁력은 낮지만,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면 낙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엔비디아는 AI용 GPU에 FC-BGA를 채택하기도 했다.
대신증권은 올해 코리아써키트의 연결 기준 매출액을 1조4651억원으로 추정했다. 영업이익은 62억원으로 예상했다. 각각 전년 대비 8.25%, 93.8% 감소한 수치다. 실적 전망치에 대해 박강호 연구원은 "PC, 스마트폰 등의 수요가 부진해 반도체 기판 매출이 감소하며 상반기엔 부진한 실적을 거둘 것"이라며 "신규 공장을 가동하며 고정비 감가상각비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