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 장거리에 올인…내년까지 항공기 8대 추가 도입"

입력 2023-05-29 18:18
수정 2023-05-30 00:47
“올해 대형기를 최대 5대 추가 도입할 계획입니다. 경쟁 과열인 단거리 노선에서 벗어나 장거리로 나아가겠습니다.”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사진)는 29일 서울 공항동 본사에서 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저비용항공사(LCC)의 단골인 아시아 단거리 노선에서 머무르지 않고 대형항공사(FSC) 시장인 장거리 운항을 공략해 ‘미래 먹거리’로 삼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지난해 도입한 중·대형기 에어버스 A330-300 3대로 싱가포르, 몽골, 호주 시드니 등 중·장거리 노선을 확대해왔다”며 “지난 1분기 이들 노선을 운영해 보니 중·소형기에 비해 객석당 수익률이 20~30%가량 높았다”고 말했다.

선제적으로 도입한 대형기는 티웨이항공 실적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률은 23.0%로 국내 LCC 중 2위에 올랐다. 정 대표는 “여행 비수기인 2분기 들어서도 4~5월 탑승률이 85%에 육박한다”며 “올해 매출 목표는 1조2000억원, 영업이익은 1800억원으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이전인 2018년(7318억원), 2019년(8104억원) 매출을 훌쩍 넘어서는 목표다. 회사는 노선 증가에 따라 올해 300여 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티웨이항공은 중·대형기 운항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까지 총 8대의 항공기를 추가 도입한다. 대형기 2대는 계약을 완료했고, 3대는 가격 협상 중이다. 차세대 중·소형기인 B737-8 3대도 계약이 막바지에 있다. 연평균 3~4대의 항공기를 들여온 티웨이항공으로서는 2003년 창사 후 가장 많은 항공기를 도입하게 된다. 가성비 노선을 중심으로 경영하는 LCC로선 쉽지 않은 선택이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우리의 시선은 아주 먼 곳을 보고 있다”며 “장거리 운항이라는 새로운 도전으로 항공업계에서 ‘지각 변동’을 일으키겠다”고 말했다.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 위해 반납해야 하는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을 겨냥하고 있다. 미국 법무부가 시장 독점을 막기 위해 아시아나항공에 비견되는 경쟁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친 데 따른 것이다. 정 대표는 “대형 항공기 도입으로 입찰 경쟁력을 높여가겠다”고 강조했다. 티웨이항공은 관광 수요가 많은 인도네시아, 미국 하와이, 이탈리아 로마, 프랑스 파리 등 노선 확충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강미선 기자/사진=임대철 기자 misunn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