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하원 의장이 27일(현지시간) 미국 국가 부채한도를 올리기로 잠정 합의했다. 미국 재무부가 밝힌 국가 채무불이행(디폴트) 시한(6월 5일)을 9일 앞두고 타결 국면에 접어든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매카시 의장과 1시간30분가량 전화 통화한 뒤 성명을 통해 “원칙적으로 예산안 합의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타협을 의미하는 이번 합의로 경기 침체와 수백만 개의 일자리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재앙적인 디폴트 상황을 막았다”고 설명했다.
매카시 의장은 “이번 합의안에는 정부의 과도한 권한을 통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강조했다. 미국 언론은 양측이 내년 대선을 감안해 2년간 연방정부 지출을 제한하는 대신 31조4000억달러(약 4경2000조원) 규모의 부채한도를 올리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과 민주당 내 합의안에 반대하는 의견이 적지 않아 의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에서는 과반 찬성을 얻어야 가결된다. 전체 100석 중 민주당이 51석을 차지한 상원에서는 60표 이상의 찬성표를 확보해야 순조롭게 통과될 수 있다. 매카시 의장은 72시간의 법안 숙려 기간을 거쳐 오는 31일 하원에서 합의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