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이 모든 계열사에서 이용할 수 있는 임직원용 ‘포스코형 초거대 인공지능(AI)’ 개발에 들어갔다. 그룹 내부뿐 아니라 외부에 공개된 정보까지 끌어모아 원하는 지식을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주는 용도다. 이 AI를 통해 차세대 소재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최근 미래기술연구원의 AI연구소, 포스코DX(옛 포스코ICT) 등과 함께 포스코형 초거대 AI 서비스 개발을 시작했다. 챗GPT처럼 질문과 답 형식으로 원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지식 Q&A’ 서비스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3월 내부에서 사용 가능한 챗GPT 앱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이보다 훨씬 진화한 형태다.
포스코그룹은 전 계열사에 이 서비스를 제공해 차세대 소재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세계 논문, 특허, 전문 서적을 한 번에 검색해 원하는 정보를 뽑아내는 방식이다. 과거엔 연구원이 일일이 자료를 찾아야 했지만,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여기에 들이는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된다. 그룹 관계자는 “소재의 물질 정보를 추론하고 분자 해석 연구를 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포스코홀딩스의 고체 전해질 생산법인 포스코JK솔리드솔루션은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고체 전해질을 개발하는 데 이 AI를 쓸 수 있다. 고체 전해질을 효과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물질과 각 물질 간 반응, 효과적인 공정 방식 등을 검색해 실험하는 과정에 적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포스코퓨처엠은 ‘차세대 음극재’로 꼽히는 실리콘 음극재, 중가인 하이망간 배터리에 필요한 양극재, 저가인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등을 개발 중이다. 이 밖에 포스코는 차세대 강판, 포스코이앤씨(옛 포스코건설)는 소형모듈원전(SMR) 기술을 연구 중인데 AI 서비스가 보탬이 될 것이란 예상이다.
챗GPT는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AI 서비스지만, 기술과 데이터 유출 등 보안 문제로 업무에 활용하기 어려웠다. 포스코홀딩스가 자체 AI를 개발하게 되면 회사 정보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으면서 업무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