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인 롯데벤처스가 미국 실리콘밸리에 진출한다. 실리콘밸리에 기반을 두고 푸드테크와 헬스케어 분야의 혁신 스타트업 투자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28일 벤처투자(VC)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CVC인 롯데벤처스가 미국 실리콘밸리 지사를 연다. 삼성과 현대자동차, LG, SK그룹, 포스코 등과 마찬가지로 롯데도 실리콘밸리에 CVC 지사를 두는 것이다.
롯데벤처스는 초기부터 유니콘 기업 발굴에 뛰어드는 대신 아시아에 진출하려는 미국 스타트업을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한국과 베트남, 일본 등에서 구축한 VC 인프라를 활용해 아시아 투자자를 연결해주고 투자를 병행한다는 구상이다. 푸드테크나 e커머스, 헬스케어 등 롯데그룹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혁신 기술 기반 기업에도 투자한다. 롯데벤처스 관계자는 “국내 유망 스타트업 10곳을 선발해 미국 진출을 지원하는 한편 실리콘밸리에서 유망한 현지 스타트업의 투자를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2016년 롯데엑셀러레이터를 설립한 뒤 스타트업에 초기(시드) 투자를 해왔다. 2021년 롯데벤처스로 사명을 바꾸고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했다. 현재 3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투자 영역을 크게 제조·화학(케미칼) 분야와 유통, 푸드, 관광 등 네 부문으로 나눠 2000억원가량을 투자했다.
2021년 베트남, 지난해 일본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빠른 속도로 투자 거점을 확대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롯데벤처스에 사재를 출연할 정도로 스타트업 투자에 관심이 많다. 신 회장이 롯데벤처스 지분 19.99%를 보유하고 있다. 호텔롯데(39.97%)가 최대주주고, KB증권과 하나증권도 19.98%씩 지분을 갖고 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