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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이 자국 5세대(G) 네트워크망에서 화웨이가 제조한 통신 장비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5년 전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해상 실크로드)에 참여한 뒤 중국으로부터 막대한 투자 수혜를 입어 온 포르투갈이 입장을 바꿔 ‘대중(對中) 전선’에 가담한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포르투갈 통신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포르투갈 정부 산하 사이버안보위원회가 ‘(안보) 위험이 크다’고 판단되는 통신 장비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의 윤곽을 가다듬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궁극적으로 화웨이에 대한 제재라는 설명이다. 앞서 영국, 덴마크, 스웨덴,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다수의 유럽 국가가 화웨이를 ‘고위험 벤더(공급업체)’로 지칭하며 자국 공급망에서 배제해왔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구체적으로 포르투갈 정부가 “유럽연합(EU) 외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거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속해 있지 않은 국가”의 공급업체들을 안보 위험성이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이버안보위원회의 계획은 내각의 최종 승인이 있어야만 효력을 갖는다.
유럽 내 친(親)중국 국가로 분류되는 포르투갈은 그간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다중 포위망에 협력하지 않았다. 포르투갈은 2018년 일찌감치 일대일로 동참을 확정 짓고 중국과의 경제적 협력 관계를 강화해 온 나라다. 그 결과 인구 1인당 중국의 투자액이 가장 많은 나라 중 한 곳이 됐다. 포르투갈의 3대 이동통신사업자인 알티스포르투갈은 화웨이와 5G 장비 공급계약을 맺고 공동 기술 개발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중국을 최대 교역국으로 두고 있는 독일마저 등을 돌리는 등 서방 세계의 대중 견제 기조가 견고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중 간 ‘반도체 전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양국 간 ‘편 가르기’에 주변국들도 동원되는 모양새다. 그중에서도 20여년 동안 화웨이와 밀착해 온 포르투갈의 입장 변화는 중국에 타격이 크다는 분석이다. 알티스는 5G 핵심 장비 공급업체를 화웨이에서 노키아 Oyj로 교체했다.
한편 화웨이는 이 같은 움직임과 관련해 “사전에 협의되지 않은 사항”이라며 “앞으로도 관련 법과 규제를 준수해 포르투갈 고객들에게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반응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