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가 경신 '두산밥캣' 그래도 주가 더 간다고? [분석+]

입력 2023-05-26 08:37
수정 2023-05-26 08:54

두산밥캣이 연일 52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해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선 올해 두산밥캣이 1조원 이상의 영업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주가가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 두산밥캣의 주가는 17.5%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1.24%)을 크게 웃돌았다. 전날 두산밥캣의 주가는 장중 5만6100원까지 올라 지난 23일 기록한 52주 신고가(5만5400원)를 돌파했다.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두산밥캣을 집중 매수했다. 최근 한 달 기관, 외국인 투자자는 각각 두산밥캣의 주식을 157억원, 155억원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310억원을 순매도했다.

주가 상승의 배경엔 호실적이 있다. 두산밥캣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0.2% 늘어난 3697억원이었다. 시장 예상치를 56% 웃돈 것이다. 매출액은 46.6% 증가한 2조405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북미 지역에서 공급자 우위의 분위기가 유지되고 있다"며 "재료비, 운송비 부담도 줄어 분기 기준 영업이익 규모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설명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부의 인프라 투자 확대, 미국 내 반도체·전기차 생산 비중 확대를 위한 산업 설비 투자 증가 등의 요인으로 북미 시장에서 수요가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두산밥캣을 바라보는 증권사의 눈도 높아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두산밥캣은 올해 연간 1조2235억원의 영업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1개월 전 전망치인 9326억원에 비해 3000억원가량 늘어난 것이다. IBK투자증권은 깜짝 실적을 기록한 국내 기업 가운데 컨센서스(증권가 추정치 평균)가 상향된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구조적 성장, 업사이클 구간에 진입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나증권은 최근 미국 국채 금리가 반등하는 등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이로 인해 테마주보단 기초체력(펀더멘털) 요소를 갖춘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두산밥캣처럼 이익 규모가 늘어난 종목은 2분기 실적 발표 시기가 끝나는 9월까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두산밥캣 목표주가 평균치는 7만2500원이다. 현재 주가에서 29.9% 상승하면 목표주가에 부합한다. 전문가들은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이슈가 해결돼 주가가 더 오를 수 있다고 봤다. 정동익 연구원은 "오버행 이슈가 주가 상승을 제한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해당 이슈가 해소된 만큼 주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두산밥캣은 지난해 11월 두산에너빌리티와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을 했다. 이후 4개 증권사가 보유하고 있던 두산밥캣 지분이 시간 외 대량 매매로 기관투자자들에게 매각됐고, 이 과정에서 수급 악화 우려가 나타난 바 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