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e Invitation S.V.P(s’il vous plat)!’
프랑스 칸 영화제가 열리는 동안 행사장과 극장 인근 거리에선 이런 글귀를 쓴 피켓을 든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초대권 한 장 주세요’라는 뜻의 티켓 구걸자다. 그냥 돈 내고 영화 보면 되는 것 아니냐고? 아니다. 칸은 ‘오직 초대받은 자들을 위한 영화제’로 정평이 나 있다. 일반인이 참여할 수 있는 공식 행사는 개막식날을 제외하고 매일 밤 해변에서 열리는 ‘프리 스크리닝’과 ‘감독주간’뿐이다.
잠깐. 아직 28세를 넘지 않은 대학생이라면 칸 영화제를 온전히 즐길 기회가 남아 있다. 영화감독, 제작자, 촬영감독 등 다양한 영화 부문에서 활동할 미래 인재에게 부여하는 ‘시네필 배지’가 있기 때문이다. 미디어 전공이나 철학 전공자, 디자인 전공자 등도 영어 또는 불어로 된 학적 증명서와 자기소개서 등을 내면 된다. 보통 2월에 한 달간 지원을 받는데 3000장은 프랑스 학교 학생들에게, 1000장 정도를 외국인 학생에게 지급한다. 모두 무료로 지원할 수 있고, 영화제 전체 기간에 참석할 수 있는 배지다.
레드카펫 행사는 대중에게도 열려 있다. 레드카펫 주변과 레드카펫 위에서 ‘셀카 찍기’는 금지다. 2018년 칸 영화제 페스티벌 총감독이던 티에리 프레모는 ‘셀카’ 때문에 극장 입장 속도가 늦어지는 데다 레드카펫에서 경험의 질을 떨어뜨린다며 사진 촬영을 원천 봉쇄했다.
공식 행사에 참석하게 된다면 복장 규정을 신경 써야 한다. 칸 영화제는 관객과 기자들에게도 드레스 코드를 요구한다. 저녁 상영은 일반인도 레드카펫을 밟기 때문에 남성은 무조건 정장 차림이어야 한다. 검은색 넥타이를 하지 않으면 입장 불가다. 여성은 드레스가 필수다. 여성이 뒤꿈치가 보이는 구두를 신으면 뒤꿈치를 각질 없이 깔끔하게 다듬어야 한다는 특이한 규정도 있다.
김보라/최지희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