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미취학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 중 대다수는 아내의 직장 근처에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 양육 등 가사에 남편보다 아내가 더 많이 관여하는 상황을 반영해 주거지 입지를 고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는 ‘2022 서울서베이(도시정책지표조사)’ 통계자료를 활용해 시민들의 일상을 분석한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서울서베이는 시가 2003년부터 매년 서울 거주 가구, 개인, 외국인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설문조사다. 향후 정책 개발에 활용된다.
시는 시민들의 응답을 토대로 분석한 미취학 자녀(0~6세)를 둔 엄마·아빠의 평균적인 일상 모습 등의 내용을 우선 공개했다. 미취학 자녀를 둔 서울 거주 맞벌이 부부의 경우 남편은 대체로 다른 구와 시·도로 통근(58.7%)하는 반면, 아내는 현재 사는 동 또는 자치구로 통근(68.0%)하는 경향을 보였다. 평균 통근 시간도 아내 29.5분, 남편 38분으로 남편이 더 많은 시간을 출퇴근에 할애했다.
미취학 자녀를 둔 가구에서 아내가 가사를 책임지는 비율은 외벌이 가구 78.8%, 맞벌이 가구 51.2%였다. 엄마·아빠가 느끼는 스트레스의 주 원인에도 차이가 있었다. 맞벌이 여부와 관계없이 아빠는 대인관계와 업무를 비롯한 사회생활로 가장 스트레스를 받았고, 엄마는 가사·돌봄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가장 컸다. 어린이집 만족도는 직장어린이집이 4.44점으로 국공립어린이집(3.81점)보다 높았다. 가까이에서 자녀를 살필 수 있는 것이 직장어린이집의 장점으로 꼽힌다.
돌봄과 일을 병행해야 하는 서울 엄마·아빠는 여가를 즐길 시간이 미혼, 무자녀 부부 대비 부족했다. 여가 생활 만족도는 미혼(5.90점), 무자녀 부부(5.74점), 미취학 자녀 부모(5.63점) 순이었다. 다만 아이가 있는 부부의 행복지수는 10점 만점에 7.03점으로 무자녀 부부(6.84점)와 미혼(6.96점)보다 높았다. 외로움은 3.66점으로 가장 낮았다. 김진만 서울시 디지털정책관은 “이번 조사에서 서울 엄마·아빠가 자녀 양육에 대한 부담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자녀를 통해 느끼는 행복과 기쁨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