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발사체 누리호 3차 발사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민간 기업이 대거 참여했다. 정부가 우주 탐사를 주도하는 ‘올드 스페이스’의 시대가 끝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는 작년 10월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됐다. 이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누리호를 개발하며 쌓은 지식과 경험을 전수받고 있다. 체계종합기업 육성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한국형발사체 고도화 사업의 일환이다. 이 사업에 2027년까지 총 6873억원을 투자한다. 네 차례 발사를 수행하며 국내 발사체 산업 생태계를 육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화에어로는 항우연과 누리호 3차 발사를 준비했다. 발사체 제작과 관리, 운용 등 전 과정에 참여했다. 발사 임무 통제, 발사체 준비 및 시험, 추력제어기 점검과 연료·산화제 공급 장치 연결 작업 등의 업무도 수행했다. 2025년 예정된 4차 발사부터는 이 회사의 역할이 더 커진다. 2027년 6차 발사에서는 발사책임자(MD)와 발사운용책임자(LD)를 제외한 모든 실무 책임자 자리를 한화에어로가 가져간다.
이 회사는 인공위성 탑재체 개발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한화에어로는 2021년 1월 국내 인공위성 전문기업 쎄트렉아이를 인수했다. 쎄트렉아이는 국내 최초 인공위성 ‘우리별 1호’를 개발한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연구진이 1999년 설립한 회사다. 세계 최고 수준인 30㎝급 초고해상도 관측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산·학·연 협력 프로젝트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KAIST와는 우주연구센터 ‘스페이스 허브’를 구축 중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는 우주 자원 활용 프로젝트를 함께 추진한다.
누리호 3차 발사에는 한화에어로 외에도 300여 개 기업이 참여했다. 누리호의 동체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이, 발사대는 HD현대중공업 등이 제작했다. 지상제어시스템과 시험장치 개발에는 유콘시스템, 우레아텍, 한양이엔지 등이 참여했다. 엔진과 추진기관 제작에는 에스엔에이치, 비츠로넥스텍, 네오스펙, 하이록코리아, 스페이스솔루션 등이 관여했다.
고흥(나로우주센터)=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