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발표한 ‘여의도 금융중심 지구단위계획’은 여의도를 글로벌 금융도시로 키우기 위한 밑그림을 담고 있다. 한국거래소를 중심으로 한 동여의도 일대에 용적률 1000% 이상, 350m가 넘는 초고층 랜드마크 건축물이 밀집한 ‘한국판 맨해튼’을 만들겠다는 내용이다. 이와 함께 건축물에 창의적인 디자인을 입힌 ‘서울 대표 스카이라인’을 조성해 한강변의 상징적인 경관 거점으로 삼겠다는 구상도 포함돼 있다. ○70층 이상 초고층 금융중심지 육성
동여의도 일대에는 대형 증권사 28곳과 금융투자회사, 한국거래소, 금융감독원, 금융투자협회 등이 들어서 있다. 서울시는 이번 계획안을 통해 동여의도 일대 112만㎡를 ‘국제금융중심지구’와 이를 뒷받침하는 ‘금융업무지원지구’, 4개 재건축 단지(진주·수정·공작·서울)로 구성된 ‘도심주거복합지구’, 그 밖의 구역은 ‘도심기능지원지구’로 나눠 개발할 계획이다. 서울시가 구상한 지구별 용도에 따라 용적률과 높이 기준, 권장업종에 따른 인센티브 등이 달라진다.
계획안에 따르면 국제금융지구 내 금융특정개발진흥지구는 ‘용도지역 조정 가능지’로 지정해 일반상업지역(용적률 800%)에서 중심상업지역(용적률 1000%)으로 용도 지역을 상향할 수 있게 된다. 한국거래소와 금융회사가 몰려 있는 금융특정개발진흥지구는 명동과 상암동에 이어 서울에서 세 번째 중심상업지역이 되는 셈이다. 서울시는 금융특정개발진흥지구의 용도를 중심상업지역으로 상향하는 대신 기부채납(공공기여)을 받아 금융지원기관이 입주할 공간과 도로 등을 정비하기로 했다. 친환경 건축물에 주어지는 인센티브에 서울시가 공모로 선정하는 창의·혁신 디자인에 선정됐을 경우 용적률은 1245%까지도 가능해진다. 350m 이상의 초고층 건축물도 허용된다. 현재 여의도 최고층 빌딩인 파크원이 333m임을 감안하면 높이 규제를 사실상 폐지한 것이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잠실 롯데월드타워(555m, 123층)를 여의도에 짓는 것도 이론적으로 가능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350m는 상한선이 아니라 권장 수준으로, 더 높이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중심상업지역 내 건축물이 금융사로 채워지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토지주가 중심상업지역으로 용도 상향하지 않더라도 은행·보험·핀테크 등 금융사들이 건축물에 입주하면 용적률을 최대 20%까지 추가 제공하기로 했다. KBS별관 주변의 금융업무지원지구는 금융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해 중소규모 금융시설, 금융지원시설, 배후 상업 공간을 확충할 수 있는 시설을 권장 용도로 계획했다. ○공동화 방지 위해 복합 주거도 도입주말과 야간 공동화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거시설도 늘린다. 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울·공작아파트 등은 도심주거복합지구에 포함됐다. 일반상업지역에 속해 용적률이 800%까지 주어지지만, 높이는 200m로 제한된다.
샛강에 인접한 도심기능지원지구는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도록 건축물 용도 제한을 최소화한다. 주차장으로 활용 중인 여의도 성모병원 옆 학교 부지는 제2종일반주거지역(7층 이하)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용도를 상향할 수 있도록 했다. 토지 소유주인 순복음교회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보행 환경도 개선하기로 했다. 한강·샛강을 연결하는 가로변에 개방형 녹지공간을 도입할 계획이다. 지하철이나 지하보도는 건축물 지하공간과 연결해 입체적 보행 공간을 마련하기로 했다.
여의도 금융지구와 맞닿아 있는 노후 아파트단지는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에 따라 초고층 아파트로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시범아파트와 대교아파트는 각각 최고 65층, 59층 단지를 짓기로 정비계획이 확정됐다. 진주아파트와 삼부아파트는 각각 58층, 56층을, 공작아파트는 49층을 목표로 정비계획을 짜고 있다.
박진우/이유정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