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하나 바꿨을 뿐인데…한 달 만에 '2만잔' 불티난 음료

입력 2023-05-25 22:00
수정 2023-05-25 22:06

식음료 업계에 설탕을 넣지 않는 '제로' 열풍이 불면서 커피 프랜차이즈들도 '제로' 키워드가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제로 키위 음료, 제로 딸기 라떼 등이 그것이다. 여름에만 출시되는 달달한 과일 음료에 설탕을 빼고 대체당을 넣자 한 달 만에 2만잔이 팔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기존에 탄산 음료 중심으로 제로 음료들이 선보였지만 소비자 호응이 상당하자 무설탕 소주, 저칼로리 소스 등 제로 트렌드가 여러 식음료로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대체당을 활용해 달달한 맛은 살리면서 칼로리를 줄인 음료들이 대표적.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는 지난 2일 '곤약'과 '대체당'을 활용한 키위 음료를 처음 선보였다. 한 잔(톨사이즈 기준)에 100kcal 이하로 키위 라임 음료에 칼로리가 거의 없는 곤약 토핑을 추가했다.

앞서 스타벅스는 2014년 설탕 함량을 70% 줄이고 대체당을 사용한 '라이트 프라푸치노 시럽'으로 기호에 따라 당 섭취를 25%가량 줄일 수 있도록 했다. 맛과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한다는 콘셉트여서 지금도 인기 옵션으로 꼽힌다.


SPC그룹 던킨도 제로 열풍에 동참했다. 2007년 출시됐던 '키위 쿨라타'를 대체당을 활용한 메뉴로 리뉴얼해 이달 10일 재출시했다. 대체당 몽크르푸트(나한과)를 사용해 던킨 메뉴 중에서 가장 칼로리가 낮은 음료로 꼽힌다. 이 제품은 한 잔(400g) 기준 190kcal다.

해당 제품은 출시 이후 28일 동안 약 2만잔 판매됐고 현재 던킨에서 상시 판매 중인 쿨라타 제품 중 판매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의 제로 열풍은 제로 탄산, 제로 소주의 성공 사례의 뒤를 이은 것이다. 제로 탄산 음료 시장은 5년새 2배 이상 성장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 시장 규모는 2016년 903억원에서 2021년 2189억원, 지난해 3000억원을 넘어섰다.

롯데칠성음료가 지난해 선보인 '새로'도 제로슈거 소주 열풍을 선도했다. 새로는 2022년 9월 14일 출시 이후 4개월여 만에 누적 판매량 5000만병을 돌파했으며 출시 7개월여 만인 4월 초 누적 판매 1억병을 돌파했다.

영화사도 '무설탕' 음료로 저칼로리 음료 시장에 뛰어들었다. CGV는 지난 3월 설탕 대신 대체당을 사용한 제로슈거 딸기 라떼를 내놨다. 딸기 요거베이스에 딸기 다이스를 올렸고 설탕 대신 대체당을 쓴 제로슈거 음료다.

프랜차이즈 커피 브랜드 메가커피는 토핑 옵션에 대체당을 추가했다. 설탕과 시럽 대신 단맛을 내는 스테비아와 당을 낮춘 라이트 바닐라 시럽을 기호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업계에선 앞으로 대체당을 활용한 제품군을 확대할 전망이다. 던킨 관계자는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칼로리를 줄인 음료를 출시하게 됐다"며 "키위 쿨라타를 시작으로 앞으로 대체당을 사용한 제품을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현주 한경닷컴 기자 wondering_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