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향해 친야 성향 커뮤니티에서 외모 조롱 발언이 등장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여사는 23일 한국관광발전에 기여하는 관광분야의 유일한 민관협력 조직인 '한국방문의해위원회' 명예위원장으로 추대됐다.
김 여사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에서 진행된 'K-관광 협력단' 출범식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부진 한국방문의해위원회 위원장(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은 "여사께서 해외 순방하실 때마다 한국의 문화를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았다"며 김 여사를 명예위원장으로 추대했다.
이 위원장은 "한국방문의 해 성공과 K-관광 협력단 활동의 든든한 후원자가 돼달라"고 김 여사에게 요청했다.
이에 김 여사는 명예위원장직을 수락하며 "저도 전 세계인이 오고 싶은 대한민국의 매력을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한국은 진실로 매력적인 나라"라며 "한국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열기가 한국을 찾는 발길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음식과 문화, 예술, 전통 건축 등을 직접 접하는 것이 세계인들의 한국 여행 트렌드"라며 "K-관광이 세계인의 버킷리스트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개딸'로 불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강성 지지자들을 포함한 친야(親野) 성향 커뮤니티와 유튜브 채널에는 김 여사의 외모 및 발언 평가가 이어졌다. 이들은 수락 발언 초 김 여사가 몇 문장을 단번에 읽지 못한 것을 꼬집으면서 이 위원장이 화면에 나온 표정을 캡처·편집한 영상을 공유하며 "이부진이 비웃는다", "이부진도 깊은 빡침이 느껴진다"는 글을 썼다.
그러나 실제 다른 영상에서 이 위원장은 김 여사의 발언이 끝날 때까지 끝까지 경청하는 모습이었다.
또한 이들은 김 여사를 향해 "수술 부작용인지 발음이 제대로 안 된다. 발음이 많이 센다", "턱관절이 이상하다" 등 발언을 서슴지 않고 내놨다. 단순한 외모 평가가 아니라 성형 등을 거론하며 김 여사의 외모를 지적한 것이다. 현재 이러한 유튜브 쇼츠(짧은 영상)는 친야 성향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과거 대선 과정에서 민주당 내부에서도 김 여사의 외모를 조롱하는 듯한 행동이 포착돼 민주당 선대위 차원에서 경고가 나오는 일이 있었다. 지난해 2월 가수 안치환 씨가 '마이클 잭슨을 닮은 여인'이라는 제목의 노래를 발표해 김 여사를 비하했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이경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한 방송에서 "성형을 안 한 것도 아닌데 과거 얼굴보다 성형 후가 더 예쁘다고 생각한다"며 "마이클 잭슨에 비유했다는 건, 이렇게 위대한 뮤지션에 비유해줬다는 건 오히려 감사해야 될 일 아니겠느냐"고 말해 논란이 됐다.
이에 당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민주당은 이제 여성에 대한 외모 품평까지 하면서 선거에 임하려 하느냐"고 반발했고 이 대변인은 "요즘 시대에 성형이 죄인가?"라고 재반박했다.
논란이 커지자 당시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인 우상호 의원이 입장문을 통해 이 대변인을 향해 경고를 주었다. 당시 우 의원은 "과도하거나 자극적인 표현으로 상대 후보와 당을 공격하는 언사는 절대 해서는 안 된다"며 "우리의 말과 글은 상대 후보나 정당이 아니라 국민을 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민주당 내부에서는 강성 지지층을 향해 '자중'을 요구하는 분위기지만, 팬덤층은 꺾이지 않는 모양새다. 지난 16일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장원리에서 열린 '청년농업 현장방문 및 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표가 수박을 먹는 모습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이 대표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 등 커뮤니티에서는 "이 대표가 시그널을 보냈다"는 내용의 글이 잇따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수박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으로 비명(비이재명)계를 가리킬 때 쓰는 은어다.
전날 비명계를 향해 악의적인 표현이나 욕설이 담긴 문자 폭탄을 보낸 강성 당원에 민주당은 제명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문자 폭탄 등의 사유로 당원에게 제명 처분이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