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할 땐 잘 달릴 줄 알았는데….
공모주 청약 증거금이 8조4000억원 몰리며 위풍당당하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이 종목의 주가가 내리막길이다. 당시 일반투자자 청약 경쟁률 65.81 대 1을 기록해 공모가 희망밴드(4만7000~5만9000원) 최상단인 5만9000원으로 확정된 이 종목은 롯데렌탈. 2021년 8월 19일 상장 첫날 고점인 6만900원을 찍은 뒤 26일 2만7400원을 기록했다. 고점에서 주식을 산 투자자가 있다면 현재 수익률은 -55.01%. 1년 9개월 동안 주식 계좌가 빨간불 없이 파랗게 물들어 있는 셈이다.
롯데렌탈은 어떤 회사일까. 1986년 설립돼 국내 렌터카 시장 점유율 1위 ‘롯데렌터카’를 운영하는 종합 렌털 기업이다. 자회사로 차량 관리 전문 회사 롯데오토케어, 자동차 금융 전문 롯데오토리스, 국내 최초 카셰어링 브랜드 그린카 등이 있다. 또 국내 최대 규모 자동차 경매장 롯데옥션을 운영하고 있다.
증권사 “올해 매출 3조·영업익 3380억 전망”증권가에서는 이달 6개의 보고서를 내놨다. 유진투자증권은 1분기 실적에 주목했다. 매출액 7212억원(전년 대비 11.3% 증가), 영업이익 852억원(전년 대비 20.8% 증가)을 기록했는데,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단기 렌터카의 대당 월 매출액이 전년 대비 6%대 상승했고 일반 렌털 사업부의 성장세가 양호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올해 매출액 2조9570억원, 영업이익 3380억원을 전망했다. 또 사상 최대 실적 경신을 예고한 것이다. 롯데렌탈은 2018년 매출 1조8663억원, 영업이익 1124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2조7389억원, 영업이익 3084억원을 거뒀다. 해마다 ‘실적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매출 7.97%, 영업이익 22.38%다.
키움증권은 “중고차 렌털 사업 시작으로 영업이익 변동성이 완화됐다”고 했다. 롯데렌탈의 중고차 판매 사업부는 현재 매출 기여도 2위인데, 영업이익 기여도는 1위다. 신윤철 키움증권 연구원은 “내달 CEO 인베스터 데이(투자자의 날)에서 구체적으로 중·단기 사업계획 및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투자자들과 소통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또 “경쟁사 대비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다”고 덧붙였다. 26일 기준 7개 증권사의 평균 목표주가는 3만9286원이다. 현 주가 대비 43.38%의 상승 여력이 있는 셈이다.
사측 “로봇 렌털 서비스 강화” … 자율주행 기술 기업 등 지분 투자도올해 사업 계획은 어떻게 될까. 29일 롯데렌탈 관계자는 “고금리 등 시장 불확실성을 감안해 수익성 중심으로 내실 경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기존 사업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점유율 1위인 장기렌터카 다이렉트 채널 활성화 및 상품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외국인 서비스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보유 차량(25만9000대) 중 7.2%에 달하는 전기차 비율을 높여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서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신성장동력은 없을까. 회사 측은 “국내 1위 로봇 렌털 서비스 사업자로서 개인 사업자와 창업 준비 고객, 프랜차이즈 기업 영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게차 등 각종 산업기기 렌털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롯데렌탈은 현재 7500대 이상의 고소작업대(일종의 사다리차 같은 장비) 등 5년 미만 최신 장비를 운용하고 있다. 2021년 7월 자율주행 기술 기업 포티투닷에 지분 투자를 하는 등 미래를 염두에 둔 행보도 하고 있다.
현금성 자산 4714억원 … “주주친화정책 다각도로 검토”롯데렌탈은 현금 창출능력이 우수한 기업으로 알려졌다. 영업현금창출능력 지표인 EBITDA는 지난해 말 기준 1조3794억원으로 4년 연속 1조원이 넘는다. 총 자산은 6조9000억원이며 유형 자산은 4조9000억원이다. 26만 대 렌털 차량 소유권도 보유해 언제든지 현금 확보가 용이하다. 현재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4714억원, 부동산 자산은 1141억원(토지 729억원, 건물 412억원)이다.
주주구성은 어떻게 될까. 총 주식 3663만4063주 중 호텔롯데 외 13인이 지분 60.67%로 최대주주다. 국민연금이 지분 6.02%(220만6966주)를 들고 있다. 외국인 지분율은 3.43%로 유통 물량은 30% 정도다.
주주들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회사 측에선 “롯데렌탈의 배당 성향은 30% 이상이다”며 “배당 이외의 추가적인 주주친화 정책은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렌탈의 지난해 연말 결산 배당금은 1주당 900원이었다. 시가 배당률은 3.2%다. 또 “내부적으로 3년간 연평균 성장률을 렌털 영업이익 35%로 설정했다”며 “운영 차량 규모도 31만 대로 증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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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