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갈 만한 (호재)가 있을까요. 마이너스 20% 넘어가서 손절 고민 중. 더 글로리 '떡상' 기다렸는데 실망감이 깊네요."-(포털 종목토론방)
올 상반기 최대 화제작 '더 글로리' 흥행에도 주가가 바닥 친 스튜디오드래곤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반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대형작이 포진하고 있어서다.
23일 오전 9시 54분 현재 스튜디오드래곤은 전일 대비 100원(0.15%) 내린 6만5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올해(1월 2일~5월 22일) 들어선 23.6% 하락했다. 이 기간 코스닥지수 상승률(25.43%)을 한참 밑돌았다. CJ ENM(24.93%), 콘텐트리중앙(18.91%) 등 다른 콘텐츠주도 해당 기간 크게 떨어졌다.
지난 3월 10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 2부 공개 전후에도 주가 변동폭은 미미했다. 오히려 연초(1월 2일)부터 공개 전날인 3월 9일까지 주가는 7%가량 하락했고, 공개 당일엔 전일 대비 0.25% 오르는 데 그쳤다. 이후 주가는 하락세를 지속했다.
광고사의 마케팅비 축소로 전방산업인 매체사의 자금 사정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가입자 추이까지 시장 기대치보다 낮아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방송사의 리쿱비율(제작비 지원 비율) 축소, 구조적인 제작비 상승의 이중고로 결국 마진 개선이 상쇄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렇다면 하반기는 어떨까. 증권사는 불확실한 매크로(거시경제) 상황 속 업종 전반적으로 상반기와 유사한 실적·주가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스튜디오드래곤과 같이 차별화된 주가 모멘텀을 보유한 종목들은 투자는 유효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스튜디오드래곤은 최근 3개월 내 보고서를 낸 14개 증권사 가운데 절반 이상(9곳)이 목표가를 10만원 이상으로 받았다. 전날 종가(6만5700원)와 비교하면, 약 2배 가까이 상승여력이 있다는 얘기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관련 우려는 주가에 선반영된 만큼 다운사이드는 제한적"이라며 "글로벌 흥행작 여부, 중국 동시 방영 등 콘텐츠 제작사들의 개별 모멘텀에 주목해볼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스튜디오드래곤에 대해선 "전방산업 불확실성 우려는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며 "업사이드가 더 높은 구간"이라고 설명했다.
유독 올 하반기 대기 중인 대형 작품 가운데 스튜디오드래곤의 제작 작품이 몰려 있다. 특히 '아스달연대기2', '경성크리처', '스위트홈2' 등 제작비 20억원 이상의 고마진 작품이 공개가 예정돼 수익성도 나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넷플릭스와의 재계약, 디즈니플러스·넷플릭스·아마존 동시 방영에 따른 추가 수익성 개선 가능성도 있다. '눈물의 여왕(주연·김수현)', '별들에게 물어봐(이민호)' 등 한류 스타 출연 구작·신작이 풍부한 만큼 중국 동시 방영 기대감도 부풀고 있단 분석이다. 미국 현지 제작 드라마 확대 소식도 호재란 평가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에 직접 진출한 첫 작품인 'The Big Door Prize'는 좋은 성과를 달성해 이미 시즌2 제작이 진행 중으로 연내 공급 가능하다"며 "시즌1에 대한 인센티브도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내 시리즈 신규 TV 시리즈 오더 가능성도 높다"고 덧붙였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