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집권당인 신민주주의당(ND·신민당)이 21일(현지시간) 열린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현 총리의 경제정책을 유권자들이 지지한 결과다. 하지만 신민당이 단독 집권 연장을 위한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는 못해 7월 초 2차 총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다.
개표율 99.59%를 기준으로 미초타키스 총리가 이끄는 보수 성향의 신민당은 40.79%를 득표한 것으로 집계됐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전 총리가 이끄는 최대 야당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은 20.07%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이번 총선에서는 4년간 의회를 이끌어갈 의원 300명이 선출된다.
신민당은 대승을 거뒀지만 단독 정부 구성은 어렵게 됐다. 최다 득표한 정당에 50석을 몰아줘 과반을 비교적 쉽게 확보해 단독 집권할 수 있게끔 했던 제도가 이번 총선에선 폐지됐기 때문이다. 신민당은 과반(151명)에 5석 부족한 146석을 확보했다. 이 때문에 신민당은 다른 정당과 연정을 구성하거나 2차 총선을 치러야 한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22일 아테네 당 본부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며 조속한 2차 총선을 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내일부터 함께 싸울 것이며, 다음 선거에서 시민들이 이미 결정한 신민당 단독 정부가 확인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차 총선에서는 1당이 득표율에 따라 최대 50석의 보너스 의석을 챙길 수 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친(親)시장 정책을 추진해 성공을 거두며 인기를 끌었다. 그리스의 경제성장률은 2021년 8.4%, 2022년 5.9%였다. 한편 투자자들은 총선 이후 정치적 혼란을 예상해 국채 가격 하락에 베팅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리스 국채 가격 하락에 베팅한 규모가 올해 초 6500만달러에서 지난주 5억달러 이상으로 불어나며 2014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