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한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동급생을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상습적으로 괴롭혔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교육 당국이 학교폭력 심의에 나섰다.
22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인천시 서구의 한 고등학교는 지난 17일 인천서부교육지원청에 학교폭력 대책심의위원회 개최를 요구했다.
해당 학교 측은 지난 8일 1학년생 A 군 학부모로부터 "아이가 동급생들로부터 지속해서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의 민원을 받았으며, 사실관계 파악 후 이같이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B 군 등 가해 1학년생 3명은 개학 직후였던 지난달 A 군을 '○ 뚱땡이'라는 이름의 단톡방에 초대했다. 이후 지속해서 사이버 괴롭힘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시 교육청에 따르면 이 단체 채팅방에는 B 군 등이 A 군을 "돼지", "뚱땡이"라고 칭하거나 "살을 빼지 않으면 벌칙을 주겠다"며 상습적으로 괴롭힌 정황이 담긴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가해 학생들은 지난 4일 현장 체험학습을 앞두고 A 군에게 특정한 옷을 입고 오라며 지시한 뒤, 해당 사진을 촬영해 동일한 채팅방에 올리기도 했다.
이외에도 이들 무리는 학교 인근에서 A 군의 허벅지나 엉덩이 등을 때리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학교 측의 사안 조사에서 이들은 "A 군이 그렇게 (괴롭힘을 당한다고) 생각하는 줄 몰랐다"며 "A 군과 1:1 카톡방에서는 그런 일이 없었고, 대화도 잘 나눴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인천서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교에서 피해 학생과 부모 의견을 수렴해 학폭 심의위 개최를 요청했다"며 "조만간 날짜를 지정해 심의위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